이인제 정몽준 그리고 고건

2006-11-05     경북도민일보
 이인제, 정몽준, 고건 이 세 사람은 공통점이 있다.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당을 급조했거나, 선거직전 재빨리 당을 만들겠다고 나섰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출마를 위한’ `1인 정당’에 목을 맨 사람들이라는 얘기다. 이인제 정몽준 두 사람이 선거판을 요동치게 만들고,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게 한 장본인들이라는 점에서 고건 씨의 신당 행보 역시 고운 눈으로 봐주기 힘들다.
이인제 씨는 신한국당 후보 경선에 패배하자 탈당해 신당을 만들어 출마했다. 그의 출마는 소속했던 정당의 패배와 김대중 후보 당선을 가져왔다. 정 씨도 다르지 않다. 부친의 뒤를 이어 신당을 창당, 노무현 후보와 손잡고 선거판을 뒤흔들었다. 그러나 정 씨는 룞여론조사룞라는 함정에 빠져 노 후보에게 기회를 넘겨주고 말았다. 또 대선 전날 노후보 지지를 철회하는 해괴한 행보를 보인 것은 기억에도 생생하다. 그 결과가 오늘의 한국이다.
고 씨의 `눈치보기’는 더 세밀하다. 참여정부 초대 총리를 지내고도 마치 책임이 없는 듯 독자행보를 취한 것은그렇다치자.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이 `오픈 프라이머리’에 의한 대선후보 경선참여를 요청하자 긍정적으로 답한 것은 불과 얼마전이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이 쪼개질 것이 확실하자 `신당 창당’이라는 깃발을 내걸었다. “노 대통령과 같이 할 수 없다”고도 했다. 깨질 열린우리당 의원을 이삭줍기식으로 거둬들이겠다는 발상 아닌가?
고 씨는 뿌리로 따지면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민주당과 모두 인연이 있다. 3당 집권기간에 총리를 지낸 경력을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마치 `새 인물’인양 화장을 고치고 국민 앞에 나설 태세다. 물론 정치인이라면 창당과 출마가 자유다. 그러나 고 씨 행적이 과거 이인제 정몽준 씨 처럼 본인은 대통령도 되지 못하면서 선거판을 뒤틀어 결과적으로 국민에게 고통을 주는 결과를 몰고오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