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과학벨트’

2011-01-23     경북도민일보
 구약성경에 따르면 인류가 서로 다른 언어를 쓰게 된 것은 순전히 사람의 교만이 만들어낸 결과다. 사람들은 노아의 홍수를 겪고나서도 정신차리지 못하고 하늘까지 닿는 탑을 세우려 들었다. 키를 재고 어깨를 겨루러 드는 사람들이 놀아나는  교만의 현장을 직접 목도한 여호와는 인간사회의  언어를 혼잡하게 만들어버린다. 서로 말이 통하지 않으니 탑을 쌓을 재주는 없었다. 바벨탑 사건이다. 이  사건이후 노아의 세 아들은 일족을 거느리고 각각 살길을 찾아 흩어져 버린다. 셈의 자손은 아라비아에, 함의 자손은 아프리카에 정착했다. 야벳의 자손은 유럽지역에 자리잡았다. 언어의 불통과  차이는 사람들의 삶과 문화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나라 사이의 차이는 말할 것도 없다. 같은 나라 안에서도 지역별 사투리만 살펴봐도 문화의 차이는 금세  드러나고 만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의 세 치 혀가 또 사고를 쳤다. 지역간 유치 경쟁이 뜨거운 국제과학벨트와 관련해서다. 이명박 대통령의 가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의 최근 발언을 꼬투리 잡아 “날치기 과학벨트”라거니, “형님 이제 그만 가져가셔도 된다”거니 해가며 요설을 늘어놨다. 이에 덩달아 민주당 정책위의장이란 사람은 “과학벨트가 형님벨트가 돼선 절대 안된다”고 장단까지 맞췄다.
 민주당 지도부는 입만 열면 포항 -경북을 걸고든다. “형님예산”을 들먹이며 염장을 지르더니 이젠 “형님 과학벨트”라며 부아를 돋구고 있다. 마치 포항 - 경북사람들과는 완전히 등돌리기로 작심한 사람들 같다. 입만 열면 “나라와 백성”을  걱정한다는 사람들이 지역분쟁에 기름을 붓고 불씨까지 그어대고 있는 꼴이다.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의 최근 발언은 `공정한 경쟁’이 핵심이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쓰는 한국어가  서로 다르다는 것인가.한국판  바벨탑효과는 유별나다 .  김용언/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