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증가`김칫국’

2011-02-13     경북도민일보
 김치의 가짓수는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많다. 그렇고 보니 재미있는 이름을 가진 것들도 있다.총각김치니, 홀아비김치니 하는 것들이다. 총각김치는 총각무로 담근 것이려니 하고 짐작해도 맞는다. 그럼  홀아비무라는 것도 있나?  글쎄다. 무·배추 한 가지만으로 담근 김치가 홀아비김치란다.그럴싸하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김치는 국물맛이 좋아야  이름값을 하게 된다. 때문에 김치보다는 김칫국이 더 사랑을 받는 것도 있다. 건더기가 물위에 둥둥 뜨는 둥둥이김치 같은 것들이다.그런 `김칫국’이 참으로 고약하게 쓰이는 사례를  속담에서 볼 수 있다. `떡 줄 놈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는 속담이다. 공짜를 바라는 심사나, 착각을 비웃을 때 쓰면 딱들어맞는 말이기도 하다.
 며칠 전 믿어지지 않는 일이 보도됐다. 대구·경북 인구가 지난 1년 동안에 각각 2만2천명 안팎으로 늘어났다는 내용이었다. 해마다 인구가 줄어든다는 기사가 빠진 일이 없는데 괴이쩍은 소식이다 싶었다. 그 내막이 드러났다. 거주불명등록자(주민등록말소자)의 주민등록인구 포함이 그 원인이었다. 때문에 이들을 제외하면 대구는 1277명이 줄어든다고 한다. 경북의 순증가는 1817명인데 도내 외국인 증가수가 1545명이라니 이와 무관하지도 않을 것이란 생각도 든다.
 이 뻥튀기 같은 인구증가 소식은 갖가지 분석을 만들어내기에 이르렀다. 일자리 증가,경제 호전같은 추측에 출산증가,기업유치 증가같은  분석도 나왔다. 미분양아파트가  한몫했으리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하나같이 우리가 목말라하는 요소들이 물 만난 고기처럼 튀어오른 셈이다. 올해엔 제발 이런 희망사항들이 모두 이뤄지기만을 바란다. 김칫국부터 마신 셈이긴 하지만 구제역·신공항·과학벨트 문제로 답답해진 판에 희망이 담긴 요소라도 발견했으니 그나마 다행이란 생각도 든다.  
 김용언/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