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무덤 악취 제거

2011-03-15     경북도민일보
 냄새를 풍기는 물질이 많고 커야만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공기무게의 300억분의 1만큼만 섞여 있어도 사람은 냄새를 가려낼 수 있다고 한다. 하물며  개의 후각이랴. 냄새물질은  기체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 풍기는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냄새를 더 잘 맡고 싶으면 공기를 들여마셔 콧속 점막에 닿게 해야 한다. 코를 킁킁거리는 것은 이를 위한 몸짓이다.
 냄새는 보통 6가지로 나눈다. 향긋한 꽃냄새,과일 냄새에서부터 썩은 냄새에 이르기까지 갖가지다. 올봄엔 이제까지 맡아오던 봄향기를 무색케할  역겨운 냄새때문에 걱정이 많다. 경북도내 1,000곳도 넘는 가축무덤에서 풍겨올 악취가 벌써부터 느껴지는 것만 같아서다. 냄새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기는 하다. 신경세포에서 비강을 향해 뻗어나온 가느가란 털이 겉으로 드러나 마를 때다. 그렇다고 매몰지 냄새가 싫어서 콧속 수술까지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경북도농업기술원이 때마침 악취제거제를 개발했다. 매몰지 악취를 90% 넘게 없애준다. 개발한 제거제는 막걸리 냄새가 나는 것도, 요구르트 냄새가 나는 것도 있다는 이야기다. 미생물을 이용해 만든 악취 제거제는 국내 처음이라고 한다. 어제 김관용 경북지사가 참석한 가운데 시연회까지 가졌다. 도백(道伯)도 악취때문에 걱정이 많았다는 반증이기도 하겠다.
 박테리아라고 모두 해롭기만 한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동·식물의 사체를 썩게하는 녀석은 고맙기까지 한 존재이다. 박테리아의 증식속도는 무척 빠르다. 박테리아 개체가 하루 사이에 280조 넘게 늘어난다는 이야기다. 부패박테리아는 사체를 분해하기는 하지만 그 때 발생하는 냄새만은 어쩌지 못하나 보다. 이 문제를 경북도농업원이 해결한 셈이다. 현미경으로나 볼 수 있는 것들이 그저 둘로 갈라지는 방법으로 숫자를 불려 나갈 뿐이지만 미생물의 세계는 들여다볼수록 흥미롭다.
 김용언/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