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는 왜 시외버스업체 감싸나

2011-04-27     경북도민일보
 `시간은 돈’이라고 한다. 서양 격언이다. 한두 사람의 잘못이나 제도가 미비해 낭비되는 시간 피해를 돈으로 바꿔 셈해보면 실감할 수 있는 때가 있다. 시간을 허투루 써버리면 결국 돈 낭비로 이어진다는 소리가 된다. 포항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대표 강인순·이하 포항경실련)이 이런 사례를 꼬집어 밝히고 바로잡아줄 것을 경북도에 촉구하고 나섰다.
 포항경실련이 공개된 자리에서 문제삼은 사례는 포항시외버스의 운영체계다. 포항경실련은 엊그제 (26일) 포항시청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시외버스업체들이 고속도로를 외면하고 일부러 국도를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빠른 길을 놔두고 먼길로 돌아서 간다는 이야기다. 그 사례로 포항~대구 무정차 시외버스를 꼽았다. 이용하는 시민이 많은 노선이다. 시외버스업체들이 시간은 16분, 돈은 2000원 가량 아낄 수 있는 길을 모르는 체 하는 까닭은 요금보전을 노린 것이라고 했다. 포항~경주노선, 포항~ 구미 노선도 매한가지다.
 현행 시외버스 요금체계는 국도의 경우 ㎞당 107.84원이다. 고속도로는 ㎞당 59.78원이다. 거의 갑절에 육박하는 요금차이가 당장 눈에 띈다. 게다가 도시 전철보다도 운행간격이 훨씬 잦은 시외버스는 보조금을 노리고 있음이 뻔해 보인다. 결국 시외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만 `봉’노릇을 하고 있는 셈이다. 시민은 요금으로, 혈세로 시외버스업체를 먹여살리고 있다는 말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할 수도 있다.
 시외버스 운행체계는 경북도 소관사항이다. 시외버스 운행노선의 칼자루를 경북도가 쥐고 있다는 소리다. 때문에 포항시가 시외버스의 고속도로 경유를 건의했어도 들은 체 만 체라고 한다. 그게 한두 번에 그친 일인지, 아니면 여러 차례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주민은 뒷전으로 밀쳐놓고 업체의 손만 들어주는 까닭을 이해하기 어렵다.
 포항경실련은 이런 사태를 더는 묵과하지 않을 결심임을 밝혔다. 국민감사를 청구해 그 결과에 따라 공익소송도 불사하겠다고 했다. 공개된 기자회견에서 밝힌 방침이니 주민들에게 다짐한 약속이다. 경북도가 진작에 이런 일에 눈을 돌려 관심을 가졌더라면 당하지 않아도 될 일이다. 경북도는 이제라도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