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일자리

2006-11-22     경북도민일보
 세상엔 참으로 별난 직업들도 많다.광고 속 미인의 얼굴에 그려진 수염닦기, 분수에 뜬 거품걷기, 남의 신발 길들여주기, 우표붙이는 사람에게 혀 빌려주기, 고슴도치 젖짜기…. 밥벌이 수단으로 하는 일 일 테니 만족스러우냐고 묻다가는 뺨맞는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겠다.
 부침(浮沈)이 덧없는 게 직업이다. 세태에 따라 뜨고 가라앉는 모습이 마치 물결따라 떠내려가는 나무토막 같다. 한때 잘 나가다가 이제는 낙조(落照)가 비낀 직업, 숫제 징치고 막내린 직업 또한 수두룩하다. 콤퓨터의 발달로 사라져버린 타이피스트가 그 하나다.
 관공서 앞이면 `감초’처럼 자리잡고 전성기를 누리던 대서소는 요즘 `아!옛날이여’를 읊조린다.그런가하면`아파트 해결사’들은 입꼬리가 귀끝에 닿았다고 한다.
 아무리 돈벌이가 잘 되어도 그 직업에 만족하지 않으면 늘 앙앙불락(怏怏不樂)이게 마련이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거니, `먹고 살려니 하는 짓’이라거니 하는 불만이 늘 혀끝에 매달려있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그래서인지 이런 말을 한 사람도 있다. “직업이 주는 시련은,거기에 수반되는 고역스럽고 지루한 일을 사랑해야 하는 점이다.”
 때마침 교육인적자원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미래의 직업세계 2007’을 펴냈다. 사진작가, 작가, 작곡가, 항공기 조종사, 작곡가, 바텐더, 인문과학연구원, 상담전문가, 인문사회계열교수, 성직자…. 만족도가 높다고 응답한 직업군이다. 때가 때인지라 미래 유망학과에 대한 응답을 살펴봤다. 간호학과, 초등교육학과, 약학과, 가족·사회복지학과, 전자공학과, 중국어문학과, 자동차공학과….
 지방자치단체들이 일자리 만들기에 머리를 쥐어짜는가 보다. 오는 2010년까지 대구는 6만개, 경북은 7만2000개를 만들겠다고 나섰다. 여기에 대고 호불호(好不好)를 입에 올릴 처지가 아니다. 연탄 한 장 값이 50원 더 오를 것이냐에 신경이 곤두선 게 서민들의 삶이 아닌가.  
 김용언/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