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의회, 왜 이러나

2006-11-27     경북도민일보
 포항시의회가 내년도 당초예산을 올해보다 16.8%나 늘려 편성하도록 요구했다고 한다. 그도 상당 부분이 불요불급한 예산이다. 고작 5년밖에 안 된 의장의 의전용 차량 구입비, 청사이전에 따른 TV 소파 냉장고 서가 따위 비품 집기 구입비, 의원 국내외 여행경비 등이 올해보다 크게 늘어났다. 비록 교체가능 기간 5년을 겨우 넘겼다 하여 멀쩡한 의전용 차량을 새로 사겠다거나, 청사를 옮기면서 쓰던 집기를 새것으로 바꾸겠다는 심사, 의원 여행비를 대폭 늘리려는 것은 불요불급한 `폼잡기 예산’의 증액이란 비판을 면할 수 없다. 물론 의회 예산 편성권은 집행부 측에 있다. 따라서 집행부의 책임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의회가 증액편성을 요구했다면 이를 거절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집행부로서는 의회의 요구를 외면하기가 어렵다는 것쯤은 그 둘의 관계상 삼척동자도 알만한 일이다.
내년에도 경기가 나아질 전망이 나오지 않는 가운데 지자체들의 세입규모 또한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자체들은 저마다 새해 예산안을 긴축 예산으로 편성하는 것이 올해의 추세다. 당장 포항시만 하더라도 내년도 당초예산안에서 각종 사업예산 규모를 올해보다 크게 줄였다. 그 결과 전체 예산 규모는 올해보다 고작 1.9% 늘리는 데 그치고 있음을 본다.
이런 판에 시민들의 혈세의 낭비를 감시하고 억제해야 할 의회가 자신들이 쓸 낭비성 예산은 크게 늘리려는 것을 어떻게 봐야 하나. 한 시의원의 말처럼 의회로서는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 아닐 수 없다. 시민들은 두 눈 똑바로 뜨고 심의과정을 지켜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