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0포기 배추에 `사랑 듬뿍’

2006-11-29     경북도민일보

고령 정권판·최해동씨  복지시설 전달
 
 김장철을 맞아 정성껏 기른 배추 8000포기를 지역의 복지시설에 전달한 농부들이 있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주인공은 고령군 개진면에 사는 정권판(45)씨와 최해동(43)씨.
 이들은 지난 15일 개진면사무소를 방문해 `어려운 사람들에게 배추를 기증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고 면사무소 사회복지 담당자들의 도움을 받아 성요셉재활원, 마야의 집 등 복지시설 5곳에 모두 8000포기의 배추를 전달했다.
 정씨와 최씨가 `배추 기증’을 결심한 것은 최근 배추값이 폭락해 애써 지은 농사가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하게 되자 `돈 몇 푼 받기 보다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에게 전달하자’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판매 수익이 적어 수확하지 않고 밭을 갈아 엎을까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자식 같은 배추를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훨씬 의미있겠다는 생각에 기쁜 마음으로 8천포기를 내놓았다.
 이들 덕에 배추를 기증받은 복지시설들은 풍성한 `겨울나기’ 준비를 할 수 있게됐다.
 배추 600포기를 전달받은 마야의 집 이정화 사회복지사는 “배추가 싸다고 해도 시중에선 1포기에 1천원 정도 하는데 이분들 덕에 김장비용 부담이 많이 줄었다”라면서 “감사하면서도 한편으론 고생해서 지은 농사가 제대로 된 대가를 받지 못한다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씨는 그러나 “이 분들이 애지중지 기른 배추를 기증해 주신 것은 부자분들의 기부보다 더 의미있는 것”이라고 고마와했다.  /한승민기자 smh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