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위험’수준에 이른 가을가뭄

2011-10-12     경북도민일보
 내일(14일)은 온 나라가 손꼽아 기다려온 단비에 젖을 수 있다고 한다. 흡족한 비가 내릴 것 같지는 않지만 바짝 말라붙은 농지가 갈증이라도 풀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들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지난 8월 중순 이후 지금까지 비다운 비가 내린 일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 8월 21일부터 10월 9일까지 전국 평균 강수량은 평년의 30%수준이라고 한다. 기상청의 분석이 이렇다. 평년 강수량이 284.3㎜인데 올해엔 86.5㎜만 내렸다니 대지가 목마르지 않을 도리가 없게 돼있다.
 기상청이 가뭄판단지수가 `매우 위험’한 곳으로 꼽은 지역을 보면 거의 전국이 해당된다. 이 가운데 경북도 들어있다. 기상청 집계를 보면 경북지역은 전국 평균 강수량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기상청이 집계한 예년의 같은 기간 평균 강수량이 80㎜일뿐이다. 올해뿐만 아니라 지난해 같은 기간의 30.5%에 지나지 않는다. 김장철을 앞두고 작물손실이 걱정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가뭄에 타격을 받고 있는 현장들이 나타나고 있다. 당장 김장배추와 무가 제대로 자라지 못해 농민들의 가슴이 타들어가고 있다. 어제 아침 경북도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배추는 주산지인 영덕을 비롯해 경북도내 812㏊가 김장배추 농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무 또한 상주를 비롯한 도내 2069㏊가 타격을 받고 있다고 한다. 송이는 예년에 비교하면 수확이랄 것도 없을 만큼 흉작이다. 영덕 7.24t에, 봉화 2.92t이 고작이다. 해마다 300t을 훨씬 웃도는 송이를 거둬 200억 원 소득을 올리던 영주주민들에게는 이만저만한 타격이 아니다.
 가을 가뭄은 11월에도 계속되리라는 전망이다. 내일 비가 내리면 갈증이 다소 풀리긴하겠지만 가뭄이 완전히 풀리는 것은 아니다. 농작물의 가을걷이가 끝나더라도 보리농사를 비롯한 겨울철 농사를 계속해야 한다.
 물이 계속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댐을 비롯한 저수시설이 농업용수를 공급하고는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긴하다. 메마르다하나 아직까지는 댐 바닥이 드러나 쩍쩍 갈라지는 정도는 아니다. 몇 년 전 가을가뭄이 시작되자, 겨울을 지나 봄에 이르기까지 세 계절 내리 비 한 방울 내리지 않은 일도 있었다. 그 어려운 시절도 이겨냈다는 소리를 하고 싶은 심정이다. 그때의 슬기로 이번 가뭄도 거뜬히 이겨내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