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항만 일군 者로 기억해 달라’

2012-01-03     경북도민일보
감동 안긴 형님의 마지막 큰절
 
>>기자수첩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상득(77) 전 국회부의장이 시민들에게 큰절을 올리며 24년간의 긴 정치인생에 작별을 고했다.
 이 전 부의장은 3일 포항 필로스호텔에서 열린 포항상공회의소 주최 신년인사회에서 큰절을 올려 500여명의 참석자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여든 가까운 이 의원이 연설 말미 연단에 엎드려 큰절을 올리자 참석자들은 처음에 적잖이 당황했지만 이내 큰 박수로 6선 정치거목의 퇴장을 아쉬워했다.
 이 의원은 “24년간 의정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지해주신 포항시민들께 감사드린다”고 거듭 머리를 숙였다.
 중앙 정가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이 의원이 연단에 올라 “조금 떨린다”고 운을 떼자 좌중은 쥐죽은 듯 고요했다. 그는 “연말 참 갑갑하게 지냈다”는 말로 보좌관의 개인비리로 마음고생이 심했음을 내비쳤다. 연설 도중 회한이 밀려오는 듯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물로 목을 축이며 애써 감정을 누그러뜨리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손수건으로 눈물을 찍어내는 열성 지지자들도 눈에 띄었다.
 10여 분간 이어진 이 의원의 신년사 도중 이례적으로 박수가 수차례 터져나왔다. 20여년간 지역발전에 바친 그의 열정과 노력에 대한 시민들의 보답이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야당으로부터 줄기차게 공격받은 `형님 예산’과 관련, 그는 “야당의 견제에도 포항 국가지원예산이 7733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000억원 늘어났다”고 소개해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
 “신항만 하나 만든 사람으로 기억됐으면 더 바랄 나위가 없겠다”는 소박한 바람을 전한 이 의원의 표정에는 안분지족(安分知足)이 묻어났다.
 /최만수기자 man@hido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