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외모 콤플렉스

2006-05-28     경북도민일보
 

  동물의 세계에서는 수컷이 아름다운 경우가 적지 않다. 사자, 꿩, 원앙새,극락조 등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이런 수컷들은 아버지가 되어도 제 자식을 돌보기보다는 새 짝을 찾는데 여념이 없다고 한다. 여러 암컷과의 교미를 통해 자신의 혈통을 가능한한 많이 남기려는 생존 본능이 아닐 수 없다. 이럴 경우 아름다운 외모는 암컷을 유혹하는 매우 중요한 수단이 된다. 하지만 사회적 동물인 인간의 경우 외모보다는 사회적 지위나 경제력이 배우자를 얻는 데 더 결정적이다.
 오늘날 역시 배우자를 선택할 때 외모에 앞서 재산,직업, 학력, 집안 등 사회적 조건을 따지는 여성이 많다. 과거에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건장한 체구와 용맹함이야말로 남성의 상징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옷을 잘 차려입고 외모가 곱상한 남자는 `기생 오라비’같다고 외히려 놀림감이 되기도 했다. 그런 만큼 외모 가꾸기는 오랫동안 남성보다 여성의 전유물처럼 간주되어 왔다. 하지만 성 역할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사회가 다양화하면서 외모에 관심을 갖는 남성이 부쩍 늘고 있다.
 남성이 외모를 중시하는 경향은 세계적인 현상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가 유독 심하다는 것이 문제다. 우리나라 남성 중 56%는 자신의 외모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AGB닐슨미디어리서치의 최근 `남성라이프스타일’조사가 이를 잘 보여준다. 25~37세 남성 500명을 대상으로한 이 조사에서는 또 80%가 성공하려면 외모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외모지상주의(루키즘·lookism)를 반영하듯 국내 남성화장품시장은 매년 10~15%씩 증가세를 보여 올해는 시장 규모만도 4000억원에 이르고 남성들의 성형수술도 부쩍 늘어나는 추세란다. 외모 콤플렉스에 빠진 남성들이 그만큼 늘어났다는 우려에 다름 아니다. 
 /金鎬壽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