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계획, 첫 단계는 백신 접종부터 시작하세요”

2012-04-26     경북도민일보
 
 산모-태아간 수직감염 예방 백신
 접종완료 6개월 이상 소요되기도
 B형 간염·풍진항체는 꼭 맞아야
 인유두종 바이러스 백신도 추천

 
 봄 결혼의 절정인 4월 중순부터 5월 중순이 윤달이 되면서, 올해는 더워지는 여름 이후로 식을 미룬 예비 부부들도 많다고 한다. 하루라도 더 빨리 부부가 되고 싶은 당사자들에게는 아쉬운 일이지만, 막상 결혼 준비를 하다 보면 6개월도 모자랄 지경이 된다.
 이 때 먼저 식을 올려 본 결혼 선배들의 조언은 아직 덜 바쁠 때 각자의 건강부터 미리 챙기라는 것이다. 특히 꽉 찬 나이에 결혼을 하는 요즘 신부들에게는 임신도 미룰 수 없는 일인 만큼, 가장 먼저 백신 접종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백신 종류에 따라 접종 완료에 6∼12 개월 가량 소요되는 것도 있고, 풍진백신과 같이 백신 접종 후에 피임이 필요한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남성과 달리 가임기 여성의 백신 접종이 더욱 중요한 것은 임신부의 혈액이나 출산 과정 등을 통해 엄마의 질병이 태아에게 전염되는 수직감염의 우려 때문이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자궁경부암연구회 김수홍 위원은 수직감염 우려가 큰 질병으로는 풍진, B형 간염 등이 있고, 최근 발표에 따르면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질식 분만시 산모의 산도를 통해 감염되는 경우가 있다고 보고된다고 말했다.
 임신 초기 여성이 풍진에 걸릴 경우 아기에게 선천성 백내장, 심장질환, 난청, 지능박약, 발달장애 등이 생길 수 있어 위험하며, B형 간염 산모의 혈액을 통해 태아가 직접 B형 간염에 감염될 우려도 있다. 특히 B형 간염에 걸린 신생아의 95% 이상이 만성 B형 간염으로 진행될 수 있으며, 만성 B형 간염은 관리를 잘못하면 수십 년 후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사망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질병관리본부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에 감염된 임산부로부터 출생한 태아도 HPV에 노출됐을 위험이 높아 임산부의 감염 예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인유두종 바이러스(HPV)는 가임기의 젊은 여성들에게서 약 20∼46%의 높은 감염률을 보이는 성전파 바이러스로, HPV에 감염된 임산부들로부터 태어난 신생아의 수직감염률은 3.2∼87.5%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여성에게는 생식기 사마귀나 자궁경부암을 유발하는 HPV가 어린 아이에게는 생식기 사마귀를 포함해 피부사마귀, 호흡기 유두종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어린 아이의 경우 HPV는 주로 태아로의 수직감염, 가족이나 친구로부터 전염 등에 의해 발생된다고 한다.
 임신을 계획한 여성이라면 어떻게 예방접종을 해야 할까. 김 위원은 수두백신과 홍역-볼거리-풍진(MMR)은 항체검사 후 음성반응일 때 접종하며, 접종 후에는 최소 1개월 정도 반드시 피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대와 30대 인구의 항체 보유율이 낮은 A형 간염 백신은, A형 간염항체 검사 결과 음성일 때 6∼12개월 사이에 2회 접종을 마치게 된다. B형 간염은 예방접종을 하지 않았거나 예방접종 완료 후에도 항체 검사가 음성일 때, 가족이나 배우자 중 바이러스 보유자가 있는 경우, 만성 신부전이나 만성 간질환이 있다면 반드시 접종해야 한다.
 자궁경부암을 유발하는 인유두종 바이러스(HPV)에 항체를 형성해 주는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은 성생활 시작 전에 접종하면 더 효과적이지만, 청소년기에 예방접종을 완료하지 못한 사람은 성경험에 관계없이 가급적 빨리 접종하는 것이 예방효과가 크다고 한다. 또한 성경험이 있는 성인 여성은 예방백신 접종 후 매년 1회 정도 자궁경부암 검진을 병행하면, 보다 완벽한 자궁경부암 예방효과를 얻을 수 있다. < 도움말 = 대한산부인과의사회 >
  /이부용기자 queen1231@hido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