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공주가 달라졌다! 왕자의 키스만 기다리는 나약한 공주는 가라!
2012-05-24 이부용기자
■새 영화 `백설공주’
동화 속 백설공주 스타일 뒤집어… 독재자인 여왕과 맞서기 위해 거사 준비
발랄·의연한 공주 역의 릴리 콜린스도 매력적이지만
믹·음흉·현란한 여왕 완벽 소화 줄리아 로버츠, 스크린 가득 메워
뻔한 동화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 허 찌르는 통쾌함은 다소 부족
19세기 독일 작가 그림 형제의 동화 `백설 공주’.
영화 `백설공주’는 동화 속 백설공주의 스타일을 보란 듯 뒤집어 놓는다. 공주의 태생은 물론 같다. 끔찍히도 사랑을 베푸는 아버지 왕이 있고, 그 사랑으로 온실속 공주로 성장하는 것까지는 골격이 같다. 공주의 변신은 18살부터다.
절벽 끝, 찬란한 위용을 자랑하는 세고비아 성을 나와 백성들의 처참한 삶을 목격하면서 분노를 키우고, 결국 독재자 여왕과 맞서기로 결심한 공주는 더이상 왕자의 키스를 기다리는 나약한 여인이 아니다. 키의 5∼6배는 됨직한 스프링 달린 발로 가짜 거인 행세를 하며 도둑질을 일삼는 일곱 난쟁이, 근사하지만 어리버리한 발렌시아 왕국의 앤드류 왕자는 공주의 `거사’를 돕는 조력자다.
발랄하면서도 의연한 공주 역을 맡은 릴리 콜린스도 인기를 끌만하지만 스크린을 가득 채운 건 역시 여왕 역의 줄리아 로버츠다. 코믹하면서도 음흉한 여왕을 현란한 연기로 소화해냈다. 로맨틱 코미디의 강자 줄리아 로버츠의 생애 첫 악역이 볼 만하다.
뻔한 동화가 현대적 시각으로 새롭게 포장되긴 했지만, 허를 찌르는 통쾌함은 약하다.
가볍게 즐기기엔 부담없는 할리우드 판타지 어드벤처 영화.
/이부용기자 queen1231@hido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