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전셋값 9년만에 집값 절반 수준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 50%…매매값 하락, 전세가율 오름세 부채질

2012-07-04     연합뉴스

 주택시장 침체로 서울의 한강 이남 아파트 전셋값이 9년만에 집값의 절반 수준에 올라섰다.
 지난 3일 KB국민은행 `주택가격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한강 이남 11개구의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전세가율)은 50.0%로 집계됐다.
 한강 이남 아파트의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의 절반을 돌파한 것은 2003년 4월 50.5%를 기록한 이후 무려 9년 2개월만이다.
 지난달 서울 전체의 아파트 전세가율도 52.1%로 2003년 8월(52.4%) 이후 8년 10개월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서울의 아파트 전세가율은 보합세를 기록한 지난해 12월을 제외하면 2009년 8월이후 줄곧 오름세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작년 이전과 올해는 양상이 다르다.
 전세가율은 상대적으로 전셋값이 크게 오르거나 매맷값이 크게 떨어지면 상승하게 돼 있는데 지난해까지는 전셋값 급등이, 올해는 매맷값 하락이 각각 주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민은행 조사결과 2011년 서울의 아파트 전세가격은 13.4% 급등하고 매매가격은 0.4% 소폭 하락해 전세난이 전세가율 상승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전세가격이 0.3% 올라 안정세를 보인 반면 매매가격은 1.5% 떨어져 집값 하락세가 전세가율 오름세를 부채질했다.
 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팀장은 “서울 아파트 버블이 해소되는 과정에서 전세가율이 9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는 (아파트의) 시장 가격이 내재 가치에 수렴해가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주택시장 침체가 단시일 내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 데다 하반기에는 송파구 가락시영 아파트(6600가구) 등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단지들의 이주가 잇따를 예정이어서 이같은 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박 팀장은 내다봤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