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시대의 감염질병에 경각심 갖자

2012-10-18     경북도민일보

 `웨스트나일(West Nile)열’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가 국내에서 처음 확인됐다. 이 환자는 아프리카 기니에서 여섯 달 동안 살다가 모기에 물려 감염됐다고 질병관리본부가 밝혔다. 급성 중추신경계 질환인 웨스트나일열은 우리에겐 생소하기는 하나 법정전염병4군으로 분류돼있다. 북미주지역과 아프리카에서 많이 발생하는 감염병으로 북미에서만 120여명이 희생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웨스트나일열은 예방백신조차 없는 감염병이다.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만이 가장 확실한 예방법이라고 한다. 이번 환자는 바다밖 나라에서 모기에 물렸지만 나라 안에도 위험요소는 분명히 있다. 빨간집모기, 금빛숲모기 따위다. 요즘은 모기가 한 겨울에도 사람을 괴롭힌다. 난방시설이 좋아짐에 따라 모기가 극성을 부릴 환경까지 만들어지는 때문이다. 질병에 저항력이 약한 편인 노약자들은 더욱더 조심할 수밖에 없다.
 모기가 옮기는 질병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뎅기열, 황열 같은 것들이 모두 바다밖에서 들어오는 질병이다. 개개인이 저마다 모기에 조심해야 함은 두말할 것도 없다. 질병관리당국의 모기 감시망이 더욱 촘촘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경계 대상은 모기 매개 질병에 그치지 않는다. 끊임없이 나타나는 각종 바이러스에 대한 경각심은 한시도 늦출 수가 없다. 지난 2003년 세계를 놀라게 했던 사스바이러스가 일례다.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사스바이러스는 무려 916명이나 되는 인명을 희생시킨 기록을 남겼다.
 최근엔 중동지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발생해 벌써 희생자가 나왔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사스와 같은 군(群)으로 분류돼있다. 이 바이러스 또한 아무런 정보가 없다. 기초조사조차 돼있지 않은 형편이다.  중동 붐이 다시 일고 있는 시점이어서 더욱 두려워지기까지 하고 있다.
 세계는 날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지구촌이란 말 한마디 속에 모든 상황이 응축돼있다 하겠다. 다른 나라들을 이웃집 드나들 듯하는 상황에선 온갖 질병이 묻어들어오는 게 이상할 것도 없다. 더구나 토착질병이 들어올 경우 방역과 치료는 몇 갑절 힘들게 마련이다. 요즘 대구· 경북을 찾아오는 외국인도 많거니와 외국을 방문하는 주민 또한 가파르게 늘고 있다. 방역망 강화에 잠깐이라도 긴장의 끈을 늦출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