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이 `킬러’인 나는 평범한 회사원일 뿐…

새영화`회사원’…감독 임상윤, 주연 소지섭·이미연

2012-10-18     연합뉴스

 양복 정장에 넥타이를 갖춰 입고 하루도 빠짐없이 아침마다 출근하는 지형도 과장(소지섭 분).
 지 과장의 회사 `신대륙금속’은 도심 빌딩숲에 있는 번듯한 건물에 입주해 있지만, 이 회사는 사실 살인 청부 회사다. 일반 사무실과 조금도 다름없는 모양새이지만, 비밀 문을 열고 들어가면 나오는 `자료실’에는 온갖 총과 살인 무기가 그득하다.
 지형도는 회사 대표에게 특별한 총애를 받는 능력 있는 회사원이다.
 하지만 그의 이런 빈틈 없는 생활에 균열이 생긴다. 아르바이트생으로 고용했던 스무살 훈이(김동준)를 죽여 현장의 흔적을 없애야 했지만, 형도는 훈이를 살려주고 훈이의 부탁으로 돈을 전해주러 엄마 미연(이미연)을 만난다. 형도는 그녀가 어린 시절 흠모했던 스타 여가수임을 알게 되고 그녀에게 점점 끌린다.
 

단순한 이야기에 독특한 설정 눈에 띄는 액션물

소지섭, 러시아 특수 무술`시스테마’ 몇달 간 익혀
긴 팔다리로 절도 있게 움직이는 격투 장면 화려

총격장면 통쾌함 안겨주지만 액션비중 크지 않아 

 지켜주고 싶은 사람이 생긴 형도는 회사를 그만두려 하지만, 회사는 그를 쉽게 놔주지 않는다.
 영화 `회사원’은 단순한 이야기지만 독특한 설정이 눈에 띄는 액션 영화다. 주인공은 `킬러’의 일을 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회사를 다녀야 하는 상황이다. 휴일에도 어쩔 수 없이 회사의 단체 등산에 참여해야 하고 낙하산이면서 못된 상사(곽도원)에게 괜한 구박을 받는 장면 등은 현실적이다.
 은퇴한 부장이 고독하게 읊조리는 “회사는 애증이다. 안에 있을 땐 벗어나고 싶지만 떠나면 다시 돌아가고 싶어진다”는 말도 공감을 자아낸다.
 하지만, 아무래도 이 영화의 묘미는 이런 설정보다는 액션에서 찾을 수 있다.
 소지섭이 몇 개월간 배웠다는 러시아의 특수 무술 `시스테마’는 일반인들의 눈에 크게 달라보이진 않지만, 소지섭의 긴 팔다리가 절도 있게 움직이는 격투 장면들은 화려하다.
 그동안 여러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했지만, 본격 액션을 보여준 적은 없다는 점에서 이번 영화는 소지섭의 팬들에게 큰 볼거리를 선사한다.
 사무실 안에서 벌어지는 총격 장면도 이색적이다. 마음이 답답한 회사원들에게 일말의 통괘함을 안겨줄지도 모르겠다.
 다만, 이 영화에서 아쉬운 점은 액션의 비중이 압도적이지는 않다는 것. `아저씨’ 정도의 숨 가쁜 추격전과 격투의 향연을 기대하는 관객에게는 조금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
 청소년관람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