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황제’표도르`가슴은 따뜻해’

2007-01-18     경북도민일보
 링 위에서는 냉혹할 정도로 차가운 모습을 보이는 `얼음황제’ 표도르 에멜리아넨코(31.러시아)가 봉사활동에서는 친근한 옆집 아저씨였다.
20일 중구 장충동 장충체육관에서 열릴 `2007 MFC 코리아대회’ 시범경기에 참가하기 위해 전날 오후 늦게 한국에 도착한 표도르는 18일 오전 강남구 일월동 삼성서울병원 어린이 병동을 찾았다.
평소 어린이들을 좋아했던 표도르가 한국 아이들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고 대한삼보연맹에 요청하면서 이번 방문기회를 갖게 된 것이다.
표도르는 약 1시간 동안 어린이 암병동과 일반병동에 머물면서 입원 어린이60여 명에게 자신의 포스터와 사인, 동물 모양의 모자, MFC 대회 입장권 등을 선물하고 단체사진도 함께 찍었다.
어린이 환자들은 텔레비전에서 본 듯한 유명 격투기 선수가 신기한 듯 어깨에 매달리기도 하는 등 어리광을 부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삼성서울병원 서동면 홍보팀장은 “표도르가 격투기 선수라고 하지만 무척 선하고 어린 이들의 모든 요구를 다 들어주는 것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면서 “어린 환자들이 병원에서 항상 같은 사람만 보다가 이렇게 TV에 나오는 선수를 직접 만나면서 생기도 되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표도르는 오후 일정때문에 병원에 잠시 머문 뒤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발걸음을 돌렸다.
어린 딸 마샤를 위해 동화를 그려줄 정도로 자상한 아버지이기도 한 표도르는 “이렇게 아픈 아이들을 바라볼 수밖에 없어 가슴이 아프다”면서 “이들을 위해 내가 무엇을 해야 할 지 잘 모르겠지만 어떤 방법으로든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