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없는 의사들의 `불편한 진실’

`의사들에게는 비밀이 있다’…현대의료시스템 구조적 모순 폭로

2013-02-17     연합뉴스

 감기 환자가 병원을 찾는 것은 보통 증상이 처음 느껴진 때부터 3~7일 뒤다.
 하지만 일반적인 바이러스성 질환은 대체로 7~10일 정도 지속되다 증세가 호전된다.
 병원에 갈 땐 이미 항생제를 먹든 먹지 않든 감기가 며칠 안에 사그라지기 시작할 시점이라는 것. 의사들이 그런데도 항생제를 처방하는 이유가 뭘까.
 미국 현직 의사인 데이비드 뉴먼은 미국 의료계를 배경으로 의사와 병원의 `불편한 진실’을 폭로한 책 `의사들에게는 비밀이 있다’를 펴냈다. 환자는 의사의 무성의한 진료에 불만이 커지고, 의사는 소송에 휘말리지 않으려 최대한 몸을 사려야 하는 현실에서 양측이 “서로 몇 광년이나 멀어지고” 있다는 게 저자의 진단.
 뉴욕 세인트 루크-루스벨트 종합병원 응급의학과에 몸담고 있는 저자는 인후염에는 항생제가 큰 소용 없다거나, 대부분의 허리 관련 수술이 불필요하며, 심폐소생술 성공률이 10%를 밑돈다는 등 의료계에 도사린 `그들만의 비밀’을 낱낱이 고발한다.
 환자의 소변을 맛볼 정도로 전체론적 의학을 추구했던 히포크라테스<사진>와 달리 현재는 의사들이 환자를 보는 시간이 짧아져 소통의 기회가 원천 차단됐다는 게 문제.
 현대 의료 시스템의 구조적 모순을 가감 없이 공개해 환자인 독자가 불필요하거나 잘못된 진료를 피해가도록 귀띔해준다.연합
 김성훈 옮김. RHK. 352쪽. 1만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