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미래, 아시아에 있다”

2007-02-04     경북도민일보
 
 
    
 
 
   해외 거물급 피아니스트 5명 초청 `음악캠프’ 개최
 
    경주 현대호텔서 8일까지 열려
 
 “15년 전 제가 공개석상에서 `미래에는 폴란드 피아니스트들이 한국 등 아시아로 공부하러 갈 것’이라고 말하자 듣는 사람들이 불쾌해 하더군요. 이번에 한국에 와서 앞으로 20~25년 뒤에는 정말 그런 날이 올거라고 확신하게 됐습니다.”
 지난 1일 오후 예술의전당 음악캠프가 열린 경주 현대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난 지난해 쇼팽 콩쿠르 부위원장 표트르 팔레치니는 한국 피아노 유망주들이 전반적으로 뛰어난 실력을 갖춘 것에 대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8일까지 계속되는 음악캠프는 예술의전당(사장 김용배)이 차세대 음악가들을 지원하기 위해 팔레치니 등 여러 국제 콩쿠르에서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해외 거물급 피아니스트 5명을 초청해 여는 행사.
 아리 바르디(이스라엘), 자크 루비에(프랑스), 블라디미르 크라이네프(러시아), 존 오코너(아일랜드) 등 다른 내한 인사들도 “음악의 미래는 한국 등 아시아에 있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루빈스타인 국제 콩쿠르 심사위원장을 맡고있는 바르디는 좋은 교육 풍토와 한국인의 민족성, 뛰어난 두뇌, 음악적 동기(motivation) 등을 한국인 음악가들이 최근 국제 콩쿠르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로 꼽았다.
 리즈 콩쿠르 심사위원 등을 역임한 라벨ㆍ드뷔시 스페셜리스트 루비에는 “한국인들은 손가락의 유연성과 빠른 두뇌 회전 능력을 골고루 갖추고 있다”면서 더 놀라운 이야기를 들려줬다.
 “지난해 정재원(이탈리아 이몰라 피아노 아카데미 재학 중)이 리즈 콩쿠르에서 라벨의 `밤의 가스파르’를 연주했는데, 그의 연주는 샹송 프랑소와와 더불어 평생 잊지 못할 `밤의 가스파르’로 기억될 겁니다”
 세계적인 음반사인 텔락에서 베토벤 피아노 소곡 전곡 음반 등 20여 장의 음반을 낸 오코너는 앞다퉈 외국유학을 떠나는 국내 연주자들에게도 충고의 한마디를 던졌다.
 “한국인들은 가족관계를 중요시하지 않나요.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않은 어린 나이에 유학을 떠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고, 좋은 선생보다 나쁜 선생을 만날 확률이 높습니다. 김선욱 군은 유학 한 번 가지 않고 리즈 콩쿠르에서 우승하지 않았나요. 한국에도 훌륭한 스승이 많이 있습니다”
 12명의 한국인 제자를 가르치고 있는 크라이네프도 “이번 캠프에서 지난해 하마마쓰 콩쿠르에서 3위에 오른 김태형 등 다른 유망주들을 발견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번 캠프를 통해 8일간에 걸쳐 총 20명의 한국인 피아니스트들을 2번씩지도하게 된다.  경주/황성호기자 h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