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시·의회`마이 웨이’

2013-07-24     김용언

 여러 사람에게서 “군대생활 한번 착실하게 했다”는 소리를 듣는 친구가 있다. 그는 만기제대를 1주일 앞두고 부대에 전입하는 신병의 `1주 교육’을 맡으라는 지시를 받았다. 일종의 인사발령인 셈이었다. 신병 교육은 그에게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었다. 자신이 그 `지옥훈련’을 경험한 터인데다 교육조교 노릇을 해본 전력도 갖고 있었다. 군대용어로 `제대말년’에 달갑지 않은 명령이기도 했지만 그는 선뜻 받아들였다고 했다. 지루한 1주일을 빈둥거리는 것보다야 백배 낫다고 생각했다는 얘기였다. 교육이 끝나던 날 아침 그는 `제대복’을 입고 영문을 나섰다.
 상주시와 상주시의회가  인사문제로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는 모양이다. 4급 승진자를 포함해 288명이 정기인사 대상이었으나  유독 시의회 사무국장은 시의회의 동의를 받지 못했다. 의회직원 5명도 `덩달이’ 인사가 돼버렸다. 상주시와  시의회가 협의에 실패한 때문이다. 인사내정자는 퇴직을 5개월 앞둔 상태다. 때문에 시의회 측은 “업무파악에만 석 달이 걸리는 자리에 퇴직을 앞둔 사람을 보내는 것은 의회경시”라고 입이 불쑥 나와 있다나 보다. 상주시라고 할 말이 없지는 않겠지만 이번 사태를 지켜보는 주위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는 보도다. 상주시와 시의회가 힘겨루기를 한다는 인식이 널리 깔려있다고 한다. “시장은 시장대로, 시의회는 시의회대로 내 갈 길을 간다”는 식이라는 평가다. 굳이 찍어다 붙인다면 `마이 웨이’인 셈이다.
 군대에선 `숙달된 조교’란 말을 자주 쓴다. 실제로 시범을 보이는 조교의 자세는 자로 잰듯 정확하고 빈틈도 없어 보인다. 평소에 그만큼 훈련을 많이 했다는 반증이기도 할 게다. 내공이 쌓여 있으니 아무 때든 훈련조교 직책을 훌륭하게 감당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이에 견주어 본다면 상주시의회 사무국장 인사가  매끄러워 보이지는 않는다. 
 김용언/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