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애, 열혈엄마로 스크린 컴백

재난 영화 `감기’서 억척엄마 여의사역 맡아

2013-08-11     연합뉴스

 아이를 안고 달리고 또 달린다. 전염병에 걸린 아이를 구하려고 동료에게 거짓말도 밥먹듯 한다. 여의사이자 억척 엄마. 배우 수애<사진>가 도전장을 내민 영화 `감기’에서 그녀가 맡은 인해의 모습이다.
 “힘들지 않았어요. 오히려 뛰는 장면을 좋아했죠. 저뿐만 아니라 나머지 스태프들도 제가 뛸 때 같이 뛰어줬어요. 일부는 소리도 지르면서 재밌게….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에 덜 외로웠던 것 같아요.”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수애는 어깨에 힘을 뺀 듯 예전보다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주변으로부터 `밝아졌다’는 말도 요즘 부쩍 많이 듣는다고 한다. 스스로도 “좀 더 풀어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의지가 강하다.
 변화에 대한 욕망이 꿈틀댈 때 영화 `감기’가 찾아왔다.
 신종바이러스가 도시를 휩쓸면서 드러나는 인간의 추악함과 재난에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주인공 인해는 그동안 연기해왔던 캐릭터와는 사뭇 달랐다. 깊은 감정 속에 빠져 허덕이는 멜로의 여주인공(그해 여름)도, 엄격한 풍모를 지닌 황후(불꽃처럼 나비처럼)도, 병사들을 위로하는 가수(님은 먼곳에)도 아니었다.
 초반에는 로맨틱코미디의 여주인공처럼 새침하다가 재난이 닥치자 딸을 위해 물불을 안 가리는 `엄마’가 되어야 했던 그.
 “로맨틱코미디 여주인공 역할을 오랜만에 했어요. `9회말 투아웃’ 이후 거의 처음이니까…재난영화는 배우와 스태프의 호흡이 중요하잖아요. 이번에는 뭔가 하나 해보자는 분위기가 강했고, 협업을 위해 노력했어요.”
 

변화에 대한 욕망 꿈틀댈 때 찾아온 작품
촬영 과정 만족, 정말 재미있게 찍은 것 같아
다음엔 여전사 같은 강한 캐릭터 도전하고파

 유해진, 장혁 등 주연 배우들과의 호흡은 처음부터 좋았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평소와는 달리 회식 때 새벽 세 시까지 술자리를 지켰고, 밤샘 촬영이 끝나면 인근 편의점에 가서 동료와 맥주 한 잔을 마시며 피곤을 달래기도 했다.
 “영화를 정말 재밌게 찍었어요. 과정은 정말 만족해요. 제일 재미있게 찍은 것 같아요. 물론, 흥행 성적이 문제죠. (웃음) 오빠들이 심적으로 편하게 해주니 영화를 찍으며 조금 망가져도 부끄럽지 않았어요.”
 재난 영화를 찍고 나니 “여전사 같은 강한 캐릭터에도 도전하고 싶다”며 웃는 수애.
 “`가족’을 찍을 때도 마찬가지고, 제가 무의식적으로 강한 여성에 대한 갈망이 있는 것 같아요. `강한 엄마’가 저의 롤모델이에요. 그래서 강한 역할을 택하는 것 같기도 해요. 하지만, 이제는 좀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찍어보고 싶어요. 예를 들면, 로맨틱 코미디? 제 느슨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웃음)
 `학교 2’로 데뷔했으니 배우 생활을 시작한 지 벌써 14년이 흘렀다. 기쁨의 순간도 있었고, 상처를 받은 적도 있었다. 그렇게 문화적, 생리적 30대가 찾아왔다. 급격한 세월의 변화를 느끼진 못하지만, 눈에 띄게 달라진 것도 있다.
 “사람들이 절 재미없는 사람으로 알고 있어요. 그런 걸 좀 바꿔놓고 싶어요. 하루아침에 될 것 같진 않고 조금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대중들에게 다가가고 싶어요. 지금은 조금 딱딱하잖아요.”(웃음)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