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 속 공사

2013-09-29     김용언

[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속내평’이란 게 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일의 속사정’이라고 국어사전은 풀이한다. `내막(內幕)’이라거나 `속내’ `속셈’이란 말이 훨씬 많이 쓰인다. 더 줄여 쓰면 `속’이다. 이와 관련하여 `속 각각 말 각각’이란 표현이 있다. 염상섭의 `삼대’에서  이 말의 용례를 찾을 수 있다. <“누구하고?” “그건 알아 무얼 하세요?” “아니 글쎄 작히랴 싶어서…”하고 상훈이는 머쓱해 웃어버린다. 아무리 이야기를 하여야 속 각각 말 각각임을 피차에 깨닫자 오늘은 이대로 헤어지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였다.>
 누구나 알듯 양파는 사람의 건강을 위해 없어서는 안 될 먹을거리다. 우리는 양파를 많이 먹는 민족임엔 틀림없다. 성악가 조수미 씨가 라디오 방송에서 들려준 이야기다. 어느 서양 성악가에게 양파가 성대에 좋은 것 같다고 했다고 한다. 그랬더니 어느 날 공연을 앞둔 그 외국인 성악가가 양파를 사과먹듯 통째로 아주 열심히 먹고 있더라는 얘기다.
 양파는 좋은 식품의 반열에 올라있는 것은 틀림없지만 유별난 특징도 갖고 있다. 다름 아닌 켜켜로 돼있는 `속’이다. 때문에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을 `양파 속 같다’고 한다. 아무리 벗겨도 계속 껍질뿐이고 알맹이는 없이 껍질이 껍질을 감싸고 있는 특이 구조다.
 포항시의 음폐수처리장이 포항시의회의 도마 위에 올려져 난도질을 당하다 시피 하고 있다. 포항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가 벌이고 있는 행정감사 활동과 관련한 보도를 보면 어처구니가 없어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냉각장치는 애초에 설계에서부터 반드시 있어야 하는 시설이라는데도 이제 와서 시설추가를 입에 올리는 것이 그 일례다. 그러면서 10억원이 넘는 돈이 더 필요하다고 한다. 이 부실덩어리 시설을 과연 누가,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인지 두고두고 관심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