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퉁불퉁한 세상을 견디게 하는 이야기의 힘

2013-11-24     이경관기자

[경북도민일보 = 이경관기자]
이 인간이 정말
성석제 저, 문학동네, 255쪽, 1만2000원
 

 화려한 입담을 자랑하는 작가 성석제의 소설집 `이 인간이 정말’에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그린 여덟 편의 소설이 담겨 있다.
 성석제는 우리네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평범하고 사소한 이야기를 통해 삶의 어처구니를 이야기한다.
 표제작 `이 인간이 정말’은 회사 부사장인 엄마의 주선으로 재색을 겸비한 여성과 맞선을 보게 된 백수 아들의 이야기다.
 그는 주문한 코스요리와 관련된 잡다한 지식을 쉴 새 없이 쏟아낸다. 계속되는 그의 장황한 말에 여성은 결국 지치고, 그가 나간 후 참고 있던 말을 내뱉는다.
 “됐다 새끼야, 제발 그만 좀 해라”(125쪽)
 단편소설 `론도’는 자신의 부주의로 가벼운 접촉사고를 낸 `그’가 괴팍한 할아버지 운전자와 언쟁을 벌이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수리비를 보험회사에 떠넘기는 진상짓을 벌였던 그가 정작 자신의 차가 들이받히자 단단히 한 몫 챙기려고 한다.
 이때 이런 일이 일상인 경찰관이 한마디 한다.
 “만날 되풀이되는 일인데요. 돌아가면 또 돌아오고 돌아가면 또 돌아와요.”(36쪽)
 단편소설 `남방’은 라오스를 여행 중인 `나’가 속물 박 씨를 만나면서 불편해지는 여행에 대해 그리고 있다.
 이 소설집에 나오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칠 수 있는 인물들이다.
 작가는 소통의 부재 속에서 일방적으로 소통을 강요하는 인물, 자신과 타인에게 다른 잣대를 가져다 대는 이중적인 인물 등을 내세워 현대인들의 인간군상에 대해 그리고 있다.
 성 작가는 `작가의 말’을 통해 “울퉁불퉁한 세상에서 균형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때마다 나는 기억으로 돌아갔다. 유년기와 첫사랑, 청춘 시절처럼 오래된 기억은 천억 개가 넘는 뇌세포 가운데서도 안쪽 깊숙한 데 숨어 있었다. 거기에 언제든 갈 수 있다면 아직은 견딜 만한 것이다”라고 썼다.
 /이경관기자 ggl@hido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