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희생된 넋 기리며”

2007-03-05     경북도민일보
문경,`모산굴 기세배 굿’ 한마당
 
 
 
임진왜란 때 문경지역에서 억울하게 희생된 주민들의 영혼들을 위로하기 위한 굿이 5일 한바탕 펼쳐졌다.<사진>
문경시 가은읍 성저리에서 열린 `모산굴 기세배(旗歲拜) 굿’은 임진왜란 때 주민들이 모산굴에 피신해 있다가 왜군들이 밖에서 피운 연기에 질식사한 뒤 그 원혼을 달래주려 한 위령제에서 시작됐다.
처음에는 성저리만의 위령제였으나 굿이 영험하다는 소문이 나자 인근의 다른 마을에서도 참가하며 한 때 참가 마을이 상주.충북 괴산 등지의 20여 마을에 이르기도 했다.
모산굴 기세배 굿은 일제 강점기 이후 중단됐다가 마을에 우환이 많이 생기면서 1993년 복원돼 현재까지 매년 대보름 다음날에 열리고 있다.
이날 굿은 가은 불우리농악단과 성저리 주민 등 약 300여명이 참가해 `모이는 마당’, `기싸움 마당’ 등의 행사와 풍물놀이, 위령제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초헌관을 성저1리 전 이장인 남정우씨, 아헌관을 강주석 가은읍장이 각각 맡아 마을의 안녕과 평안을 빌며 화합을 다지는 굿을 주관했다.
시 관계자는 “경북지역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형태의 굿이어서 전승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문경/전재수기자 jj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