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딧불이 소송’3라운드

2006-06-06     경북도민일보
 찰스 다윈과 함께 진화론을 똑같은 시기에 편 사람은 알프레드 러셀 윌리스였다. 이 뿐만 아니라 두 사람 사이엔 우연의 일치가 많아 사람들을 놀라게 만들었다.반딧불이 사냥을 좋아한 어릴 적 취미부터가  똑같았다. 반딧불이를 잡아 관찰,기록, 분류하는 습관이 어른이 돼서도 똑같은 연구업적을 내게 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반딧불이는 진화론자들 뿐만 아니라 시인묵객들의 사랑 또한 듬뿍 받고 있다.이태극의 `반딧불’을 보자. “숲에서 숲으로만/무엇을 찾아선지/파름한 불을 달고/깜박깜박 떠다니는 /반딧불 외로운 흐름에/어릴 적이 되살아.”그런가하면 변영로는 `요정의 길밝힘인가’고 노래했고 김상용은 `정밀(靜謐)의 등촉’이라고 읊었다.
 반딧불이가 상표등록 문제로 대법원 송사에까지 휘말렸다. `영양 반딧불이’라고 쓴 상표를 고춧가루 제품에는 쓸 수 없도록 한 2심 판결 때문이다.고추의 상표등록을 전북 무주군에 선점당한 영양군이 고춧가루라도 지키자며 2심판결에 불복한 것. “고추와 고춧가루는 비록 같은 성분일지라도 형태가 분명히 다르고 엄연히 다른 상품으로 분류돼 있다”는 게 영양군의 주장이다.
 청정의 대명사로 일컬어지는 반딧불이가 어쩌다 매운 고추와 연결되어  곤욕을 치르는가 싶기도 하지만 주민의 생계 문제는 심각하다. 영양 주민들의 고추 지키기는 그저 해보는 소리가 아니다.
 얼마전에는 충남 청양군이 `청양 고추’를 선전하자 “청송과 영양을 줄인 말이 청양”이라고 어원까지 밝히며 홍보전을 벌인 일도 있다.
 말썽 많은 `도룡뇽 소송’이 가까스로 마침표를 찍었는가 했더니 이번엔 `반딧불이 소송’이 대법원까지 올라갔으니 소송은 끝없이 이어지는 것인가 보다.솔로몬은 공정한 재판을 할 수있는 지혜를 신에게 구했다고 구약성경은 적고 있다. 이번 재판도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것인가?
 /김용언 논설위원 kim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