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사업이 아닌 마을의 의미 되짚기

모두를 위한 마을은 없다-하승우 외 6명 지음 l 삶창 l 239쪽 l 1만3000원

2014-06-08     연합뉴스

 

 `마을공동체’라는 말이 언제부터인가 별로 낯설지 않은 단어가 됐다. 경쟁지상주의, 이웃 간 무관심 등이 문제가 될 때면 사람이 서로 얼굴을 맞대고 사는 `마을’의 가치가 공동체의 대안으로 거론되곤 한다.
 서울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자치단체나 민간 주도로 마을공동체 사업이 활발히 이뤄지는 것도 이런 흐름의 반영이다. 이같은 `마을 만들기’ 사업의 현실을 나름의 관점으로 진단하고 나아갈 바를 제시한 책 2권이 최근 출간됐다.
 `모두를 위한 마을은 없다’(삶창)는 실제로 마을 만들기 운동의 현장에서 일하거나 다양한 영역에서 소수자 운동을 벌이는 필자 7명이 지금의 마을 만들기 사업을 비판적으로 돌아보고 더 나은 방향을 제시한 책이다.
 충북 옥천에서 활동하는 권단은 공론장을 통한 자치와 자급, 순환과 공생이 있는 지역사회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진보정당 운동을 하는 김상철은 마을 만들기가 새마을 운동처럼 자치와 자급력을 고사시키거나 `수출 상품’으로 언급되는 점을 지적하며 지역사회 운동과 정치의 올바른 관계를 구상한다.
 김신범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실장은 생활·경제·환경 공동체로서 마을의 회복을, 김정찬 `네트워크 고리’ 대표는 마을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활동과 모임을 통한 `삶의 관계망’ 회복을 요구한다.
 `생활교육공동체 공룡’에서 활동하는 박영길은 공동체가 이상과 소속감을 강조할 때 소외와 배척이 당연시되는 사회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는다. 성적 소수자 재단 `비온뒤무지개재단’ 활동가 한채윤은 `모두를 위하는’이나 `함께 어울려’ 등 구호에 내포된 획일성을 경계하며 문화적 다양성과 창조성을 주문한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