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 위고의 희곡, 국내 최초 완역

`레 미제라블’후속편… 사회 부정·불평등 고발

2014-10-19     연합뉴스

 

천 프랑의 보상
빅토르 위고 지음·최미경 옮김
열화당 l 152쪽 l 1만8000원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희곡 `천 프랑의 보상’이 국내에 처음 완역돼 나왔다. 
 위고는 `노트르담 드 파리’, `레 미제라블’ 등을 쓴 소설가로 유명하지만 `크롬웰’, `에르나니’, `왕은 즐긴다’, `뤼크레스 보르지아’ 등의 희곡 작품도 다수 남겼다.
 위고의 희곡 작품을 통틀어 국내에 소개되는 것은 `천 프랑의 보상’이 처음이다.
 `천 프랑의 보상’은 영국령 채널제도의 건지 섬(Guernsey Island)에 망명생활을 하던 위고가 `레 미제라블’을 완성하고 4년 뒤인 1866년에 쓴 희곡이다.
 `레 미제라블’의 후속편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작품은 희곡이지만 정치사회적 배경과 주제 면에서 `레 미제라블’과 닮았다. 정치적 탄압, 귀족과 부르주아들의 횡포가 극심하던 1860년대 쓴 이 작품을 통해 위고는 `레 미제라블’에서처럼 사회 부정과 불평등을 고발하고 서민들의 연대를 주장한다.
 작품이 완성되자 파리의 극단들이 큰 관심을 보였지만 검열이 완전히 사라진 세상에서 공연하겠다는 위고의 뜻에 따라 무대에 올려지지 못했다. “제가 이번 겨울에 쓴 이 희곡이 상연되려면 프랑스에서 자유 보장을 위한 조건들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중략) 예술적 관점에서 얼마든지 상연될 수 있겠지만 검열의 관점에서는 그렇지 못합니다. 저는 기다리겠습니다. 그리고 자유가 돌아오는 날 제 희곡을 세상에 내놓겠습니다.” 이 작품은 1961년에야 처음으로 무대에 올려져 관객들과 만났다.
 위고의 희곡 작품들은 실험적이고 파격적이다. 알렉산드리아식 12음절 운율법, 한정된 주제, 삼일치 원칙 등 프랑스 고전주의의 전통적인 희곡 문법을 철저히 배격했다. 위고는 서사적인 대사 등을 통해 연극을 사회 정의 실현을 위한 이데올로기 발현의 장(場)으로 확장시켰다. 희곡 `왕은 즐긴다’는 독재자인 왕과 귀족 계급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담아 루이 필립 왕이 초연 다음 날 상연을 금지하기도 했다. 
 위고의 희곡을 처음으로 번역해 소개하는 열화당은 예술서적 전문 출판사다. 열화당은 오는 25~26일 프랑스 툴루즈 국립극단의 내한 공연에 맞춰 책을 펴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