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종일 찾아 헤맨 봄, 집 옆에 피었구나

뤄위밍 중국 푸단대 중문과 교수, 禪사상 담은 고대시가 100수 소개

2015-01-04     연합뉴스

 

잠시라도 내려놓아라
뤄위밍 지음·나진희 옮김
아날로그(글담) l 332쪽 l 1만3800원


 “온종일 봄을 찾았으나 봄이 보이지 않아/ 짚신이 다 닳도록 먼 산 구름 덮인 곳까지 헤맸네/ 돌아와 뜰에서 웃고있는 매화향기 맡으니/ 봄은 이미 매화 가지 위에 한껏 와 있었네”(盡日尋春不見春 芒鞋踏遍嶺頭雲 歸來笑拈梅花嗅 春在枝頭已十分).
 ‘심춘’(尋春)이란 제목의 이 시는 중국 당나라 때 한 비구니가 지은 것이다. 온종일 봄 기운을 찾아 헤맨 비구니는 집으로 돌아와 문득 집 옆에 매화가 피어있음을 발견한다. 정작 봄이 가까이에 있었지만 멀리서 찾으려 했던 것이다.
 뤄위밍(駱玉明) 중국 푸단(復旦)대 중문과 교수는 이 시를 통해 일상에서 기쁨과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더 높은 목표를 추구하며 행복을 찾으려 하는 우리의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잠시라도 내려놓아라’(아날로그)는 중국 고대문학을 연구하는 뤄 교수가 선(禪) 사상을 담은 중국 고대시가 100여수를 소개하면서 선을 알게 쉽게 풀이하는 책이다.
 뤄 교수는 “중국 고대시가 중에는 일상의 삶과 경험을 통해 선을 깨닫게 하는 걸작들이 꽤 있다”면서 “물론 시도 선과 마찬가지로 이렇다 할 정의를 내려주지 않고 생생하게 역동하는 감정의 상태만 드러낼 뿐이다. 그래서 시 속으로 들어가면 선의 정취를 느낄 수 있고 선이 주는 깨달음의 세계를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