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국전쟁서 세균전?… 니덤 보고서 논란

中, 1952년 발간… 첫 공개

2015-01-27     연합뉴스

 미군이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생화학전부대였던 ‘731’ 부대로부터 세균무기 개발과 사용 방법을 배워 한국전쟁에 사용했다는 논란의 보고서가 공개됐다.
 미국 심리학자인 제프리 카이는 26일(현지시간) 진보 성향의 온라인 블로그인 ‘디센터’에 영국의 유명 생화학자였던 조지프 니덤이 1952년 주도적으로 작성한 ‘한국과 중국에서의 세균전에 관한 국제과학위원회의 사실조사 보고서’ 원문을 공개했다.
 이른바 ‘니덤 보고서’로 불리는 이 보고서는 당시 미국과 전쟁 중이었던 중국이 작성한 것으로, 보고서 원문이 일반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이 학자는 주장했다.
 보고서는 1945년 일제로부터 항복을 받아낸 미 군정이 당시 생체실험을 자행해 악명이 높았던 이시이 시로(石井四郞) 731부대장과 공범들을 사면했고, 이시이는 1952년초 한국과 중국 동북부에서 세균전이 사용됐다는 혐의를 받기에 앞서 두 차례 연거푸 방한했고 같은해 3월에도 한국에 있었다는 언론보도를 거론했다.
 보고서는 “일본에 있던 미 군정이 그의 활동을 조장했는지, 또 미군 극동사령부가 실질적으로 일본식인 세균전 기술을 사용하는데 관여했는지가 조사위원들의 마음에 의문으로 남아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한국에서의 사고(전염병)’ 부분에서 “위원회로서는 모든 관련 사실을 종합해볼 때 미 공군이 일본이 2차대전 당시 전염병을 확산시키는데 이용한 것과 유사한 세균전 기술을 한국에서 사용했다는 결론을 내리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는 세균전을 어떻게 구사할 것인가에 대한 미군 조종사 전쟁포로들의 브리핑을 받았다는 진술들이 포함돼있다고 이 학자는 밝혔다.
 그러나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적군에 의한 고문과 ‘세뇌’로 인해 허위진술을 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그는 “이 보고서는 미 군정이 세균전을 연구하고 실행하기 위한 자체 계획을 갖고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미 군정은 당시 이시이와 공범들을 사면해주는 대가로 일본이 수년간 생체실험을 통해 획득한 세균전 자료에 접근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1952년 당시 미 군정과 일본 전범들의 ‘협력’은 일급비밀에 속했지만 지금은 미국의 역사학자들조차 당시 미 군정과 731부대간의 거래가 이뤄졌다고 밝히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전에서 미군이 세균무기를 사용했는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있다.
 미국 정부가 이를 공식으로 부인하고 있는데다 당시 세균전이 있었다고 진술한 미군 전쟁포로들은 귀국 후 이를 모두 철회했기 때문이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