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간병하는 중년 남성의 갈등

“사회고립 야기, 소극적 간병에 그쳐… 의무로 방기해선 안돼”

2015-02-15     연합뉴스

 

아들이 부모를 간병한다는 것
히라야마 료 지음·류순미·송경원 옮김
어른의시간 l 236쪽 l 1만5000원

 부모 간병의 의무를 주로 여성들에게 지우는 시대는 지났다. 우리 사회에서도 남녀평등과 독신 가정 증가 추세를 배경으로 부모를 보살피거나 간병하는 의무를 짊어지는 중년 남성들이 늘고 있다.
 일본의 사회심리학자인 히라야마 료가 쓴 ‘아들이 부모를 간병한다는 것‘(어른의시간)은 그 같은 맥락에서 우리 사회에도 여러 시사점을 던져준다. 저자는 부모를 간병하는 중년 아들 28명에 대한 심층 인터뷰를 통해 이들이 처한 현실과 가족관계, 일과 인간관계의 실상을 제시했다. 간병하는 남성 스스로 그 고민을 타인에게 털어놓는 경우가 흔치 않은데다가 타인의 개입마저 꺼리기 때문이다. 이 같은 남성들의 경향은 사회에서 고립을 야기하기 쉽다. 저자는 30대에서 60대에 이르는 여러 연령층의 남성 간병자들의 실례를 통해 이들이 겪는 내적 갈등과 고민의 내밀한 모습을 드러내 보인다.
 장남으로서 갖는 부모 부양과 간병에 대한 책임감, 소극적인 간병 행위에 그치는 ‘미니멈 케어’의 사례 등 실상은 사회가 남성의 간병을 개인적 차원에서 감당해야 할 의무로 방기해선 안된다는 점을 일깨워준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