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전쟁통에 파괴되는 이라크 고대문화 유산

2015-03-08     연합뉴스

 인류 문명의 발상지이자 고대 제국의 주무대였던 이라크의 문화유산이 10여 년간 끊이지 않는 전쟁으로 파괴돼 없어지고 있다.
 전쟁엔 승자가 있지만 어느 편이 승자이건 간에 문화유산엔 패배와 상처만 남는셈이다.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는 미군과 이라크군의 군사적 압박이 거세지자 마치 인질을 참수하는 것처럼 보란 듯이 점령지의 문화유산을 파괴하는 수법으로 세력을 과시하며 대응하고 있다.
 IS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점령지의 교회나 성전과 같은 다른 종교와 관련된 건물이나 상징물을 파괴했으나 최근 고대 유물까지 우상이라는 이유로 무참히 부쉈다.
 알려진 것만 해도 기원전 7세기 아시리아 제국, 기원전 1세기 하트라 제국의 문화재가 IS의 손에 사라졌다.
 이들이 깨부순 문화유산 일부가 모조품이라는 보도도 있었으나 IS가 복원 불가능한 유적과 유물이 파괴하는 것만은 사실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IS가 이동이 쉬운 문화재는 지하거래를 통해 해외로 밀매해 돈을 챙기고 옮길 수 없는 야외의 거대한 석상이나 건조물은 종교적 명분으로 파괴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마치 이슬람 원리주의 세력인 탈레반이 2001년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자 세계적인 유적인 바미얀 거대 석불을 우상이라며 공개적으로 폭파한 행위와 비견할 만하다.
 19세기∼20세기 초 제국주의 시대의 약탈을 굳이 거론하지 않고도 이라크 고대 문화유산의 수난사는 쉽게 찾을 수 있다.
 가장 가까운 사례가 2003년 이라크 전쟁이다.
 미군 주도의 연합군은 당시 이라크 남쪽 쿠웨이트에서 바그다드를 향해 북진했는데 하필 고대 이라크 도시 바빌론을 군사기지로 삼았다. 바빌론이 바그다드로 향하는 길목이었기 때문이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