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비쥬얼로 말해야 한다”

2007-04-29     경북도민일보
 
 
전주영화제 심사위원 멘젤 감독
“한국 전주영화제는 규모 크고 빠른 진행이 특징”
 
 체코의 영화 거장 이리 멘젤(69ㆍJiri Menzel·사진) 감독은 28일 “영화는 보이는 장면으로 영감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전북 전주에서 열리고 있는 제8회 전주국제영화제에 심사위원 자격으로 처음 한국을 찾은 멘젤 감독은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일부 작품 가운데 묵음으로 연출한 장면을 종종 사용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무성영화야 말로 영화다운 영화라고 생각한다”면서 “장면만으로 만든 부분으로도 충분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릴 때부터 찰리 채플린의 영화를 보고 자랐다”면서 “요즘 영화들은 말을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보이는 장면으로 (관객에게) 영감을 주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멘젤 감독은 “전주영화제는 체코 현지 영화제와 비교하면 규모도 크고 (진행이) 빠르게 이뤄지는 것 이 특징”이라면서 “한국 관객들은 영화를 보면서 즐기는 방법을 잘 아는데 이러한 면이 체코 관객과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1938년 체코에서 태어나고 자란 멘젤 감독은 28살이던 1966년 장편 데뷔작 `가까이서 본 기차(Closely Watched Trains)’로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거머쥐면서 국제적인 명성을 얻게 됐다.
 1968년 `줄 위의 종달새(Larks on a String)’부터 2002년 `텐 미니츠 첼로(Ten Minutes Old-Cello)’ 등을 내놓으며 “사회나 체제의 부조리, 모순 등을 은유와 풍자, 웃음으로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영화계의 거장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멘젤 감독은 이에 대해 “영화를 지루하지 않게 하기 위해 유머를 쓰는 것”이라며 말을 아끼면서도 “두 남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해 농담이 많이 들어간 영화를 구상하고 있다”며 노장(老將)의 식지 않는 열정을 내비쳤다.
 다음달 4일 막을 내리는 전주국제영화제 기간 `시네마스케이프 특별상영’을 통해 멘젤 감독의 대표작 3편이 국내 관객을 찾아간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