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천안함·세월호 괴담 이은 메르스 악담

-복지부 “메르스 괴담 유포자 엄벌”

2015-06-01     한동윤

[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이번에는 ‘메르스 괴담’이다. 국내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환자가 처음 발생한 이후 하루하루 확산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이에 따른 부정확한 정보나 검증되지 않은 내용이 인터넷이나 SNS에도 퍼지면서 국민 사이에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메르스 괴담’은 과거 광우병 괴담, 세월호 악담, 천안함 괴담과 맥을 같이 한다. “공기로 감염된다”, “한국이 긴급재난 1호 상황”이라는 터무니없는 거짓이 핵심이다. 심지어 메르스 환자가 진료 받은 “서울 여의도 모 종합병원 주변 접근이 차단됐다”는 날조까지 횡행한다.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뇌 송송”, “천안함은 미국 잠수함과 충돌해 침몰했다”는 광우병과 천안함 괴담, 악담과 유사하다.
 메르스 바이러스는 낙타가 숙주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2012년 처음 발견 이후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환자가 1170여명 발생했다. 90% 이상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지역이다. 나머지 감염자도 중동 지역을 여행했거나, 직·간접적으로 중동 감염자와 접촉한 경우다.
 증상은 체온이 37.5도 이상 오르는 발열, 기침, 숨가쁨 등 호흡기 감염이다. 일부에서 구토, 메스꺼움, 설사 등 소화기 증상이 있다. 잠복기는 2~14일. 국내 감염자들은 주로 3~7일 사이에 증상이 나타났다. 치사율은 40% 수준이다. 메르스에 무지했던 초기 사망자가 많았고, 특히 중동 지역의 의료 인프라가 취약해 치사율이 높았다. 우리나라 환자 15명 중 사망자는 한명도 없다. 발열, 기침 증상을 치료하면서 안정치료를 하면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메르스 괴담, 악담의 대표적인 내용이 “공기로 감염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공기 전염은 학술적으로 입증된 적이 없다. 통상적으로는 환자의 바이러스가 묻은 침방울을 통해 전염된다. 감염자와 2m 이내 있던 밀접 접촉자에게 전염 확률이 높다. 따라서 마스크를 쓰고, 일상생활 중 접촉자를 줄여야 한다. 감염자나 의심 환자와 접촉을 피해야 한다. 중동 지역을 방문해서도 낙타 체험을 하거나 낙타 시장에 가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 또 손을 자주 씻어야 한다. 씻지 않은 손으로 입, 코, 눈을 만지지 말아야 한다. 여러 사람이 만지는 손잡이를 자주 닦아야 한다.
 천안함 괴담, 광우병 악담을 퍼나르던 세력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고개를 쳐들고 나타났다. 지하 골방에서 이불을 뒤집어 쓰고 온갖 유언비어를 퍼나르며 낄낄 웃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뉴스1’은 “공기로 감염?…메르스 괴담의 진실과 거짓”이라는 기사를 통해 “최근 며칠 사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관련 괴담이 퍼지고 있다. 괴담내용은 밖에서 양치를 해서는 안 되고, 공기로도 메르스가 감염된다는 등이다. 심지어 외신 보도를 가장해 우리나라가 긴급재난 1호 상황이라는 유어비어까지 떠돌고 있다”며 “보건당국 초동대처가 미숙해 사안을 키운 측면은 있으나 비과학적인 내용을 담은 소문에 사회가 혼란을 겪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라고 보도했다. 뉴스1은 근거 없이 퍼지고 있는 “메르스는 공기로 감염될 수 있다? 외식은 물론 밖에서는 양치를 해서는 안된다? 메르스 의심 환자가 격리가 잘되지 않는다?”는 등 ‘메르스 괴담’에 대답을 제시했다.
 복지부는 메르스 의심 환자가 자각 격리에 협조하지 않으면 300만원의 벌금을 물리겠다고 밝혔다. 처벌을 앞세우는 것에 비판의 목소리도 있지만 혹시 모를 추가 감염을 위해선 국민들의 협조도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이와 함께 유언비어, 괴담 유포자를 처벌할 방침이다.
 메르스 괴담과 악담은 악랄하다. 그러나 초기 모르스 사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감염을 확산시키고, 국내 환자의 중국 출국을 막지 못해 중국내에 혐한(嫌恨) 분위기가 일도록 만든 보건당국의 책임은 면할 길이 없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직을 걸고 메르스에 대처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