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명단 공개가 메르스 퇴치 전환점 되길

2015-06-07     연합뉴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자가 주말에 23명이나 추가되면서 총 64명으로 늘어났다. 메르스가 전염성이 강하지 않아 곧 잦아들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환자 증가세는 오히려 더 가팔라지고 있다.
 정부가 초기에 가능성을 낮게 봤던 3차 감염자는 이미 수십 명에 이르렀다. 추가 확진자 중 1명은 이미 목숨을 잃어 사망자도 5명이 됐다. 첫 환자로부터 감염된 14번 환자가 치료를 받은 삼성서울병원은 17명의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해 제2의 메르스 진원지가 됐다. 이 병원에서는 14번 환자에게 893명의 다른 환자와 직원이, 14번 환자로부터 감염된 17명에게는 715명이 노출됐다고 한다. 평택이나 서울 외에 부천, 부산 등 지방 곳곳에서도 확진자가 보고돼 지역사회 확산이 우려되기도 했으나 모두 병원 내 감염인 것으로 확인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정부는 메르스가 갈수록 확산하는 양상을 보이자 확진 환자가 발생했거나 경유한 24개 병원을 공개하고 자택격리자 1대1 책임관리체제를 구축하는 한편 자가격리자에 대한 휴대전화 위치추적까지 추진하는 등 강력한 대책을 내놨다.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은 논란이 많았던 병원 명단 공개에 대해 공개로 인한 손실에 비해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국민 불안 해소, 질병 퇴치 등의 이익이 커서 공개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앞으로는 메르스에 관한 모든 내용을 투명하게 국민에게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부 메르스 대책의 일대 전환을 의미하는 이번 발표를 계기로 국민의 안전이 위협받는 위기 상황에서 부처간 엇박자가 노출되고,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정치적 이해득실을 놓고 주판알을 튕기는 볼썽사나운 일이 더는 벌어지지 않았으면 한다. 특히 정부는 약속대로 정확하고 구체적인 정보를 국민에게 투명하게 제공해야 국민의 협조와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정부는 신종 전염병이 잠재적 폭발성을 가질 수 있는 점을 고려해 모든 가능성을 닫지 말고 대책을 마련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