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계 거장 ‘오에 겐자부로’ 인생 길잡이가 돼준 책

‘인간은 왜 읽는가’ 성찰 담아

2015-08-02     연합뉴스

 

읽는 인간
오에 겐자부로 지음·정수윤 옮김
위즈덤하우스 l 256쪽 l 1만4000원

 1994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오에 겐자부로(大江建三郞·80)가 자신의 50년 작가 인생에 길잡이가 돼준 책을 소개한 에세이집 ‘읽는 인간’이 위즈덤하우스에서 출간됐다.
 오에의 삶은 그리 평탄하지 않았다. 어린 시절 문학으로 의지해온 친구 이타미 주조의 갑작스러운 자살을 겪었고, 첫째 아들 히카리는 언어 장애와 행동 장애, 자폐증을 앓았다. 유명 작가로서 자기 작품에 가해지는 날카로운 비판도 감내해야 했다.
 이런 시련을 포함한 그의 삶의 순간에는 항상 책이 있었다. 책은 그가 인생의 문제들을 버티고 더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래서 작가는 더욱 치열하게 읽었다.
 책은 작가가 2006년과 2011년 서점과 문화센터에서 한 강연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저자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자신이 평생 읽어온 보물 같은 책을 회고하며, 오직 책으로 살아온 자기 인생 이야기를 들려줬다.
 책에는 저자가 읽은 책들이 그의 삶을 어떻게 결정짓고 소설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 섬세하게 그려져 있으며 여든의 작가가 생각한 ‘인간은 왜 읽는가’에 대한 근원적인 성찰도 담겼다.
 ‘허클베리 핀의 모험’의 구절을 삶의 지표로 설정했던 소년 시절 이야기, T. S.엘리엇의 시집을 읽으며 언어 감각을 훈련한 기억, ‘오디세이아’ 등 고전을 통해 생의 고뇌를 승화한 경험을 공유했다.
 작가는 ‘체인지링’, ‘우울한 얼굴의 아이’, ‘책이여, 안녕!’ 등 자신의 작품이 탄생하게 된 배경도 책을 통해 털어놨다.
 “‘제 나이쯤 되니 제 삶이 다른 무엇보다 이 책들과 함께해왔다는 사실이 분명해집니다. ‘이 정도의 질과 양의 책이었구나’, 나아가 ‘내 생애도 이 정도의 일생이었구나’ 그런 생각이 드는 동시에, ‘그래 분명 이런 인생이었지’하는 그리운 감정에 휩싸이기도 합니다.”(11쪽)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