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공휴일

2015-08-12     정재모

[경북도민일보 = 정재모]  월급쟁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건 보너스일 테다. 그런데 그에 못지않게 좋은 게 있다면 공휴일이다. 공휴일 중에서도 임시공휴일은 정말 기분을 달뜨게 한다. 전국적인 선거일이거나, 사회적 필요에 의해서 정해지는 임시공휴일이야말로 매일 출근하는 월급쟁이들에겐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것이 아닐 수 없다.
 전국 동시지방선거, 총선일 같은 날 말고 우리 국민들이 임시공휴일을 누렸던 게 언제였나. 언뜻 생각이 나지 않지만, 2002년 월드컵 4강을 이룩한 그때 하루를 얻었지 않나 싶다. 이처럼 임시공휴일은 국민들이 함께 즐겨야 할 일이 있을 때나 굉장히 힘든 일을 치르고 난 다음 위로 차원에서 주어지는 보상이 아니겠는가. 하루를 쉼으로써 다수 국민들이 생활의 활력을 얻을 것이라는 기대에서 국가 사회적으로 볼 때 생산성 향상 같은 긍정적 측면이 크리라.
 우리 사회엔 임시공휴일을 에누리 없이 챙겨먹을 수 있는 부류가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많다. 임시공휴일을 틀림없이 누릴 수 있는 사람들은 학생들과 선생님, 공무원과 공공기관 사람들이다. 오늘날엔 노조의 힘이 센 대기업 근로자들도 공무원 못지않게 임시공휴일을 누린다. 하지만 상당수 중소기업 사람들은 쉬지 못하고 그저 그림의 떡 쳐다보듯 하고만 있어야 한다. 세상 안 고르단 말은 아마도 이때 하는 것일 게다.
 광복절 앞날인 내일(금요일)은 임시공휴일이다. 광복 70주년을 기리고, 메르스 사태로 침체된 경기를 진작시키자는 의도에서 지정되었다. 덕분에 많은 사람들은 토 일요일과 더불어 사흘 연휴를 즐기게 됐다. 폭염 막바지에 생각지도 않았던 가외(加外) 휴가를 얻은 셈이다. 그러나 이날을 남들과 함께 쉬지 못하는 국민들도 많다. 한 취업포털 사이트가 직장인 59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중소기업 종사자 61%, 중견기업 직장인 40%가 휴무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들은 남들이 쉬는 날인만큼 되레 더 힘든 날이 될 거다. ‘공평’을 외치는 목소리가 엄청나게 커진 사회지만 완전한 공평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건지도 모른다. 그야말로 ‘나랏님’도 어쩌지 못하는 게 인간사회의 불공평 문제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