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게 살자면서

2015-08-23     김용언

[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아도물(阿堵物)이란 옛말이 있다. ‘이 물건’이란 뜻으로 ‘돈’을 가리킨다고 한다. 간추려 본다. 위진시대 왕이보(王夷甫)는 세속적인 일보다는 청담을 좋아하는 성격이었다. 요직도 두루 거쳤다. 그의 아내는 반대였다. 성격이 강퍅한데다 재물 모으기를 기쁨으로 알고 살았다. 남편을 떠보기 위해 잠든 사이에 침대 둘레에 돈을 잔뜩 뿌려 놨다. 잠에서 깬 그는 돈에 막혀 나갈 수 없게되자 여종을 불러 소리 질렀다. “어서 이 물건을 치워라.”
 돈이 문학작품의 글감이 된 사례는 너무도 많다. 그 가운데 성춘식의 ‘이부자리 피이 놓고’에서 한 대목을 옳겨본다. “우리 시동생 내외분들이 참 착실하고 고마우신 분들이야. 누가 참 큰집 백씨라도 사십년 동안을 논밭 어울러 열 마지기 넘는 거를 쌀 한 가마니 안 받고 짓게 하고 있을 수 있나. 그래도 한 말씀 원망 없이 백씨 말을 복종하시고 큰 돈머리는 그 분이 다 내시고 지금꺼짐도 제사 때 장보기는 당신이 해 가지고 오셔.”
 바르게살기 영덕군협의회의 회계처리가 투명하지 않은데다 감투싸움까지 벌어져 분위기가 불편하기 짝이 없게 된 모양이다. 지난 2006년부터 두 협의회장이 연임하면서 벌어진 일이라고 보도됐다. 결국 일부 회원이 문제 삼고 나서자 경찰 조사를 받은 사람이 여럿이라는 소식도 들린다. 물론 이에 대해 “회장단 흠집내기”라는 반론도 일고 있다고 한다. 꼭 편싸움하는 여야의 당쟁을 보는 것만 같아 제3자의 마음도 편하지만은 않다.
 무엇보다도 바르게살기 영덕군 협의회는 해마다 영덕군으로부터 3365만원을 보조받고 있다. 혈세의 지원을 받는 단체가, 그것도 돈을 ‘阿堵物’이라고 백안시해야 할  단체가 돈문제를 일으키고 있으니 귀를 씻는 사람이 많을 것만 같다. 사실인지, 아닌지는 조사결과가 나오면 알 일이다. ‘바르게살기’ 단체에서 나는 불협화음부터가 역겹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