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돈 탐식

2015-08-25     김용언

[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아인슈타인이 돈 문제에 얼마나 무심한 사람인지 알 수 있는 얘기 한 토막이다. 그는 어느날 미국의 석유왕 록펠러 재단으로부터 수표 한 장을 받았다. 액면 가격 1500달러. 그는 이것을 현금으로 바꾸지 않은 채 책상 위에 놔두고 책갈피로  쓰기도 했다. 며칠 뒤 수표와 책이 통째로 사라져버렸다. 그때 그가 중얼거린 말이 이랬다고 한다. “돈이 좋기는 좋은 것인 모양이군. 책까지 돈을 보고 따라가 버렸으니 말이야.”
 돈과 관련한 속담은 이해하기 쉽다. 그 가운데 영국 속담을 인용해본다. “돈의 모양은 둥글고, 늘 굴러 사라진다” 거나 “돈을 가지고 노크하면 문은 저절로 열린다”다고 하는 것들이다. 그러나 성경은 경고한다.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가 되나니 이것을 탐내는 자들은 미혹을 받아 믿음에서 떠나 많은 근심으로써 자기를 찔렀도다.” <디모데전서 6:10>
 요즘들어 ‘눈먼돈’이 너무 흔해 그 돈 몇 푼 손에 넣지 못하면 팔불출 소리를 듣기 딱좋은 사회 분위기다. 농업분야 국고보조금은 ‘공돈’ ‘뜬돈’으로 인식됐는지 침 바르고 덤벼든 사람들이 줄줄이 걸려들고 있다고 한다. 때문에 앞으로는 ‘해먹은 돈’의 5배까지 물어내게 하면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실시하리라는 소식이다.
 농업분야 국고보조금 뿐이랴. 정부출연 연구비를 꿀꺽한 사람들이 무더기로 걸려들고 있다는 소식이다. 심지어는 ‘연구비 세탁’을 전문으로 하는 세금계산서 자료상까지  덜미를 잡혔다고 한다. 이들은 연구비의 15~40%를 수수료로 챙겼다. 대구의 한 대학교수는 연구에 참여한 석·박사 학생 인건비 2억원을 통째로 가로채 주식투자를 했다고 한다. 돌고 돌아서 돈이라고 한다지만 탐욕이 심하면 스스로를 찌르는 흉기가 되고 만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면서도 눈먼돈 사고는 꼬리를 문다. 가벼운 처벌이 큰 원인 일 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