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넘도록 대통령에 보고조차 안돼”

2006-06-13     경북도민일보

 정부혁신지방분권위는 국정 전반 혁신을 통해 국가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2003년 참여정부 출범 직후 설치된 대통령 자문기구다. 위원회는 인사개혁, 지방분권, 행정개혁, 재정세제, 전자정부 등의 로드맵을 작성했으며, 제주특별자치도 설립도 주도해왔다. 노무현 대통령의 `자존심이 걸린 영역’이다. 초대 위원장이 노 대통령의 핵심중 핵심인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맡았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이해가 빨라진다.
 그만큼 중요역할을 담당해온 정부혁신위 윤성식 위원장이 갑자기 사퇴했다. 그것도 김병준 전 청와대정책실장과의 `마찰’과`갈등’ 때문이라니 놀랍다. 윤 위원장은 김 실장이 노 대통령에게 보고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는 불만을 품어왔다고 한다. 심지어 “심혈을 기울여 만든 보고서가 6개월이 넘도록 대통령에게 보고조차 되지 않고 있다”고 하소연했다는 것이다. `혁신’을 위해 만든 기구가`갈등’만 키워온 꼴이다.
 문제는 정부혁신지방분권위 등 대통령 자문 국정과제위 기능과 성격에 있다. 현존하는 12개 대통령 자문위원회는 의욕적으로 참여정부 `로드맵’을  만들어 방향을 제시해왔다. 위원회가 존립하려니 의욕을 보여야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노 대통령 임기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행정부가 `자문위 역할축소’를 요구함으로써 마침내 김병준 실장과 윤성식 위원장간 마찰이 빚어진 셈이다.
 12개 대통령 자문위 가운데 `동북아시대위원회’ 행담도 사건으로 한차례 점검 받았을 뿐 그대로 체제가 유지되고 있다. 따라서 어느 자문위가 청와대나 행정부와 마찰을 빚고 있는지도 알수 없는 일이다. 김병준 실장이 대통령 주변에 장막을 치고 정부혁신위를 차단했는지, 아니면 혁신위가 지나치게 의욕을 보여 김 실장이 제동을 걸었는지 알수 없다. 차제에 대통령 자문위를 전면 점검해하는 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