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교체 大路 닦은 이명박

2007-05-15     경북도민일보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난파 위기의 한나라당을 구하고 정권교체의 불길을 살렸다. 대선후보 경선규칙과 관련한 강재섭 대표의 중재안을 박근혜 전 대표가 거부하고 `경선 거부’를 시사하는 바람에 처한 위기를 이 전 시장의 과감한 양보로 타결한 것이다. 이 전 시장의 결단이 높이 평가 받아 마땅하다.
 박 전 대표로서는 여론조사 반영률을 높인 강 대표 중재안을 받을 경우 `후보 경선은 하나마나’ 라는 초조함이 있을 수 있었다. `당심’에서 앞선다지만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서 두 배 이상 차이가 나기 때문에 여론조사 반영률 변화를 치명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경선 거부’ 운운하며 당을 깰듯한 태도를 보인 것은 박수받을만한 행동은 아니었다.
 또 박 전 대표가 `원칙’을 강조해왔지만 원칙은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는 것 역시 원칙이다. 4·25 재·보선에서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해 참패한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민심을 보다 잘 반영하는 경선규칙 마련도 필수적이었다. 어쨌든 박 전 대표가 이 전 시장의 통큰 양보를 “잘 하셨다”고 평가했다니 이젠 갈등을 봉합하고 페어 플레이 정신을 살려야겠다.
 이 전 시장으로서는 양보하는 길이 이기는 길이라는 교훈에 따른 보상이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이 전 시장으로서는 지지도 1위를 고수하고 있고, 박 전 대표와의 격차도 좁혀지지 않는 독보적인 선두주자다. 그렇다면 그의 시선이 한나라당에 머물 이유가 없다고 본다. 박 전 대표와의 다툼이 이 전 시장 개인에게도 마이너스였고, 집권을 바라는 이 전 시장의 이미지에도 어울리지 않았던 것은 물론이다. 이제는 당내 투쟁이 아니라 집권을 위한 대장정에 돌입해야 한다.
 경선 규칙과 관련한 큰 고비를 넘기면서 박 전 대표 진영에서는 다시 `후보 경선’ 카드를 들고 나올 태세다. 경선 규칙으로 잠잠했던 후보 검증을 동원해 이 전 시장을 흠집내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여 진다. 그러나 경선 규칙 갈등에서 보듯 이-박 두 사람의 싸움은 두 사람과 한나라당의 공멸로 가는 길임을 부인하기 힘들다. 후보 검증도 필요하지만 경쟁자를 배격하고 고통 주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은 반대다.
 이 전시장의 양보는 자신의 대통령 당선보다 한나라당의 집권을 위한 것으로 평가하고 싶다. 국민의 70% 가까이가 정권교체를 바라는 상황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정권을 교체해 대한민국을 살리느냐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전 시장의 용기를 다시 한번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