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 뚱보男, 美 자전거 횡단으로 희망 찾기

2015-10-11     연합뉴스

 미국 인디애나 주에 사는 에릭 하이츠(40)는 올해 초 인생이 바닥을 쳤다고 느꼈다.
 수년간 불어난 몸무게는 260㎏에 달했고 직장을 구할 수 없었던 데다 빚 독촉도 당하고 있었다. 첫눈에 사랑에 빠져 결혼한 아내는 이미 6개월 전 자신을 떠나 다른 남자와 살고 있었다.
 완전히 실패했다고 생각할 무렵 영국 밴드 프로클레이머스의 1988년 노래인 ‘아임 고너 비’(I’m gonna be)를 들었다. 사랑하는 이를 위해 500마일(804㎞)를 걷겠다는 내용이었다.
 몸이 무거운 하이츠는 그렇게 먼 거리를 걸을 수는 없었다. 그러나 어차피 더 잃을 것도 없으니 자전거의 힘을 빌려 미국 동쪽 끝에서 서쪽 끝까지 달려보기로 했다.
 친구에게 17달러(약 2만원)를 주고 중고 산악자전거를 샀다. 시험 삼아 달려보니 100m도 가기 전에 숨이 찼다.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자전거 횡단 계획을 알렸지만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혼자 몸을 풀며 준비한 하이츠는 6월 중순 드디어 대장정에 나섰다.
 하이츠는 ‘뚱보가 미국을 가로지릅니다’(Fat Guy Across America)라는 블로그를 만들어 횡단 여정을 기록해 나갔다.
 몸무게 때문에 빨리 갈 수 없는 그를 진드기와 거미가 달라붙어 괴롭혔다. 털 많은 짐승이 쫓아와 울어대는 바람에 텐트 안으로 숨어들어 가기도 했다. 느릿느릿 밟은 페달로 넉 달 뒤인 이달 초 뉴욕에 도착했다. 몸무게 31㎏가 빠졌고 페이스북 친구 2만3000명이 생겼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