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소리
2015-10-20 경북도민일보
-수예 분자
천 근 만 근 무거운
감기지 않는 눈사부랭이로
봄날 새순 같은 시를 품게 하소서
붉으스레한 이 눈이 사르비아 꽃잎 될 즈음
단비같은 시어(詩語)에 살풋 젖어
달구지에 가을 햇살 내린 시를 품게 하소서
뿌리째 흔들리는 사르비아 꽃잎 그 눈물 뿌리마다
수 천 만개 호롱불 환히 밝히시어
순백의 울림으로 영혼에 닿고자
단 한 순간만이라도
심장에 징소리 들리는 따순 시를
혼불같은 시를 밤새워 품게 하소서
*눈사부랭이: 눈두덩 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