聞慶탄광 찾아 우리네 아버지의
삶과 애환 배인 고된 세월 읽어보자

석탄 역사 품은 문경석탄박물관

2015-11-05     이경관기자

    

[경북도민일보 = 이경관기자/윤대열기자] “아버지 내 약속 잘 지켰지예, 이만하면 내 잘 살았지예, 근데 내 진짜 힘들었거든예”
 가족들을 위해 이국의 어두운 갱도 속에서 청춘을 보내야 했던 영화 ‘국제시장’의 주인공이, 아버지의 사진을 바라보며 홀로 읊조리는 말이다. 이 말은 어쩌면 지난한 풍파를 견디며 산 세상 모든 아버지들의 삶을 대변하는 말이 아닐까.
 ‘문경석탄박물관’을 찾아 어두운 갱도 속에 자신을 삶을 던져야 했던 우리네 아버지들의 고된 세월을 읽어보자.
 석탄산업은 세계사적으로 산업혁명을 일어나게 한 주된 자원임과 동시에 우리나라에서도 근대 경제 발전에 큰 역할을 했다.
 평범한 마을이었던 문경 가은읍은 1938년, 일본의 자원수탈정책으로 인해 은성탄광이 개발되면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탄광지역이 됐다.
 은성탄광은 1973년 석유파동 이후 호황을 누리다가 1980년대 중반, 석유 값의 안정과 가스의 보급으로 석탄의 수요가 급격히 줄면서 1994년 폐광됐다.
 중부내륙고속도로 문경새재 나들목을 나와 3번국도 점촌방향으로 조금만 내려오면 폐광대체사업으로 건립된 문경석탄박물관을 만날 수 있다.
 석탄의 역사를 오롯이 품은 이곳 박물관은 중앙전시실, 갱도체험관, 은성갱, 탄광사택촌, 야외전시장, 가은오픈세트장으로 구성됐다.
 박물관에 들어서자마자 검댕과 땀으로 뒤범벅된 광부들의 사진이 스친다. 2층 전시실에서는 석탄의 기원, 광물·화석, 석탄의 종류 등을 관람할 수 있으며 3층 전시실에서는 탄광촌과 광부의 하루 생활을 엿볼 수 있다.
 갱도체험관에서는 거미열차를 타고 타임터널, 고생대 습지, 화산폭발, 석탄의 이용, 증기기관차, 굴진, 발파, 채탄, 갱도붕락 등의 과정을 둘러볼 수 있다.
 갱도체험관을 지나면 실제갱도전시장인 은성갱과 마주한다. 은성갱은 은성탄광이 폐광되기 전까지 석탄을 캐기 위해 광부들이 드나들던 실제 갱도를 전시실로 재구성한 곳으로 갱 속을 들어가는 순간 광부가 된 느낌이 든다.
 60~70년대 은성탄광 사택촌을 그대로 재현한 탄광사택촌도 눈길을 끈다. 그 시대 이발소, 목욕탕, 광부사택, 주포, 구판장, 식육점, 직원사택 등이 재현돼 있어 향수에 흠뻑 젖을 수 있다.
 탄광에서 사용했던 대형광산장비까지 둘러보다보면 가은오픈세트장을 마주한다. 석탄생산과정에서 나온 못 쓰는 돌을 쌓아 형성된 인공산 위에 지어진 세트장은 현재 사극 촬영장으로 활용되고 있어 많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제 몸 태워 우리를 따뜻하게 하는 연탄처럼 자신의 청춘을 바쳐 가족을 지켰던 우리네 아버지의 삶 속으로 걸어 들어가본다.
 우리네 아버지의 삶과 애환이 밴 그곳에서 어느새 작아져버린 아버지의 손을 꼭 잡으며 힘든 세월 잘 버텼다고, 고생했다고 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