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트럼프’ 대결로 굳어지는 美 대선

2016-03-02     연합뉴스

 올 11월 미국 대선 후보의 윤곽이 드러났다.
 대선 후보 지명을 위한 경선 레이스의 최대 분수령인 ‘슈퍼 화요일’ 경선의 승리자는 예상대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로 가려졌다. 미국 대선 본선은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꿈꾸는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기성 정치의 틀을 파괴하는 ‘정계의 이단아’에서 대통령까지 노리는 트럼프의 대결로 치러질 가능성이 커졌다.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1일(현지시간) 슈퍼 화요일에 경선을 치른 12개 주와 미국령 사모아 중 가장 많은 대의원이 걸린 텍사스 등 8곳에서 승리했다. 반면 버너 샌더스 상원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버몬트 등 4곳에서 이겼다. 공화당도 1위 후보에 지지가 몰리기는 마찬가지였다.
 트럼프는 11개 주에서 8곳을 휩쓰는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텍사스와 오클라호마에서 이겼다. 공화당 주류가 트럼프의 ‘대항마’로 미는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미네소타에서만 승리하는데 그쳤다.
 이번 슈퍼 화요일 경선에 배분된 대의원은 민주당이 전체의 22%, 공화당이 25%에 달했다. 양당 후보가 실질적으로 판가름나는 것이다. 그동안 559석(지역별 경선결과에 상관없이 마음대로 지지후보를 정할 수 있는 슈퍼 대의원 포함)과 82석을 각각 확보한 클린턴 전 장관과 트럼프는 이번에 최소한 각각 500석과 240석을 확보할 것으로 미 언론이 예상했다.
 클린턴은 경선 승리를 확정 짓는 대의원 수인 ‘매직넘버’(2382명)의 절반에 육박했고, 트럼프는 매직넘버(1237명)의 4분 1 이상을 얻었다. 슈퍼 화요일 다음으로 대의원이 많이 걸려 있어 ‘미니 슈퍼 화요일’로 불리는 이달 15일 경선을 치르면 민주당은 전체 경선의 약 50%, 공화당은 60%가 끝나 각 당의 후보가 사실상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로선 ‘힐러리 대(對) 트럼프’ 대결 구도가 굳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대세라고 한다.
 우리는 미국의 대선 드라마를 마냥 느긋하고 편안한 마음으로만 지켜볼 수 없다. 대선 결과가 한반도와 주변 정세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력 후보의 한반도 정책을 꼼꼼히 따져보고 여러 가지 가능성에 대비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탓에 어느 때보다 한반도 주변 정세가 불안하다. 정부는 미국 대선판도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누가 후보가 되든 안정적으로 한미관계가 관리될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할 것이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