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의 개인 지향적 의식

2007-06-03     경북도민일보
 손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휴대폰 키패드를 눌러대는 최고수 엄지족?. 답은 뉴질랜드의 한 청년이었다.
 그는 통신사 문자 무제한 사용 폐지 방침에 대한 항의 표시로 한 달여 동안 무려 8만12통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하루에 2600통 가량의 메시지를 날린 것이다. 가히 `엽기적인 문자테러’다.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한 달에 1천건 이상의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는 청소년들이 허다하다. `사람들과 잘 대화하는 법’의 저자인 소냐 햄린의 “예전의 자연스러운 말하기를 청소년들이 잃어가고 있다”는 우려가 괜한 것이 아닌 듯하다.
 휴대폰이 없으면 불안한 정도를 넘어, 생존도 어려워 보인다. 어느 시인은 휴대폰 같은 통신기를 인체에 포함시켜 인체 기관을 `5장6부’가 아닌 `5장7부’로 부르기까지 했을 정도다. 가족 구성원이 텔레비젼 혹은 컴퓨터와 휴대폰에 집중하는 가정에서도 소통의 단절은 두껍다. 각자가 느끼고 대화하고 싶은 대상만 선택하는 `선별적 지각’에 몰입하는 것이다. 제리 맨더 같은 문화평론가는 가족 구성원 간의 `경험의 개인화’로 “가정이 전통적으로 청소년들에게 가르쳤던 `사회와 의식(儀式)’은 오래 전에 실종되었다”고 말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07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청소년들은 하루 2시간 이상 컴퓨터를 쓰고, 60통이 넘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부모와의 관계에 대해 “만족한다”는 비율이 60.8%에 불과해 가족관계는 멀어지고 있다.
 청소년들의 `제발,나 좀 그냥 내버려둬’라는 개인 지향적 의식은 사회정치적 현상에 대해서 둔감해지기 십상이다. 청년문화가 바람직한 대안문화와 대항문화로 진전되기를 기대하기에는 우리가 너무 깊숙이 정보화사회를 통과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하는 걱정도 든다.
 /金鎬壽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