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게

2016-04-13     정재모

[경북도민일보 = 정재모]  ‘대게’라고 하면 보통사람들의 뇌리엔 ‘큰게’로 인식되기 일쑤다. 하지만 몸통에서 뻗어나가 8개의 다리가 곧고 길게 이어져 있고 마디 모양이 마치 대 같다고 해서 얻은 이름이다. 국어사전에는 나오지 않는 낱말이지만 일반적으로 죽해(竹蟹)라고 하는 또 다른 한자말 이름을 갖고 있다. 게맛 싫어하는 사람이 있으랴 싶을 만치 그 맛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에 각인돼 있다. 누구나 그 이름만 들어도 입안에 군침이 돌도록 만드는 게 곧 대게다.
 대게 서식처는 경북 동해안 영덕군의 영해 대진(大津) 앞바다에서 감포 앞바다에 걸친 연안해역이다. 그 가운데서도 영덕군 앞바다가 예로부터 주산지여서 ‘영덕대게’란 유명한 이름을 일찍부터 얻고 있다. 수심 150~250m, 수온 섭씨 2.3~10.3도가 이상적인 서식환경이라고 하는 대게는 암수가 매년 3~4월에 교미를 하고 그 산란기는 교미를 한 이듬해 봄철이라는 게 백과사전의 설명이다. 그리고 산란 후 1년이 지나야 부화가 되어 한 마리의 게로 태어난다고 한다.
 탄생부터가 이처럼 까다로운 탓인지 크기 면에서도 그렇거니와 그 속살의 맛과 향이 매우 독특하다. 예전 교통 형편이 요즘과 같지 못하던 시절에도 겨울부터 봄철사이 전국 각지의 식도락가들이 그 맛을 찾아 영덕 포항 같은 경북 동해안으로 몰렸다. 하물며 마이카로 즐기는 ‘맛집여행’ 문화가 고도로 발달한 요즘이야 그 쇄도하는 발길이 얼마이겠는가. 양념 없이도 찜통에 찐 그 맛이란 먹어보지 않은 사람에게 전할 낱말이 적절치 않다.
 영덕대게가 올해 코리아 탑브랜드 특산품 부문에서 연 이어 다섯 번째로 대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이다. 지역과 어민들에게 축하를 보내지만 아쉬움도 따라붙는다. 서민이 먹기엔 너무 비싸다는 거다. 좀 통통하다 싶은 놈은 대략 무게가 1kg 안팎일 텐데, 이런 것 한 마리 가격이 얼추 10만~15만원 사이라고 한다. 이 한 마리를 둘이서 먹으면 ‘실컷 먹었다’고 할 정도로 흡족한 분량이 못 된다. 많이 잡히면 이렇게 비싸지 않을 텐데 귀하니까 이럴 거다. 지역에선 제철에 대게 축제를 열고 있지만 자원증식을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