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원에서 생긴일

2016-06-12     경북도민일보

   -한상권

 나무가 나무를 기다리는 동안
 여름이 왔다 생(生)이 아름답기를!
 그대가 장미 한 송이 내밀었다
 내 안에서 바람의 복화술이 펼쳐졌다
 모르는 공중에서 꽃잎들이 속삭이고,
 거리의 나무들이 거리 없이 출렁거렸다
 보일 듯 보이지 않는 심연 속의 파동!
 그대 손을 잡으려다 발을 헛디뎠다
 장미가 내 안으로 후두둑 쏟아졌다
 그대가 이를 드러낸 채 웃었다
 내 몸속에 반짝이는 파도소리 돋았다
 나는 세상을 온통 붉게 물들였다

 

 한상권 시인은 영천 출생으로 1993년 문화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현재 대구 심인고 교사로 재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