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통해 새로운 맞춤 캐릭터 찾아”

이청아, ‘운빨로맨스’서 세계적 테니스 선수 에이전트·주인공 첫사랑 役

2016-07-19     연합뉴스

 “제가 ‘개리 초이’ 마저 안 했으면 설희 캐릭터가 안 살지 않았을까요? 스스로는 쿨한 줄 알지만 남들이 보기엔 좀 재수없고, 괜찮은 애 같다가도 어딘가 모르게 좀 얄미운 거. 그런 걸 표현하고 싶었어요.”
 2004년 영화 ‘늑대의 유혹’으로 얼굴을 알린 뒤부터 캔디형 캐릭터를 주로 맡았던 배우 이청아(32·사진)는 1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최근 종영한 MBC TV ‘운빨로맨스’로 새로운 맞춤 캐릭터를 찾았다고 털어놨다.
 앞서 E채널‘ 라이더스:내일을 잡아라’에서는 열정적인 청춘을, OCN ‘뱀파이어 탐정’에서는 순수한 소녀가 악한 뱀파이어가 되는 과정을 그리며 변신을 거듭했지만, 지상파 방송이 아니었던 탓에 주목도가 낮았다.
 그러나 이청아는 ‘운빨로맨스’에서 세계적인 테니스 선수 개리 최(이수혁 분)의 에이전트이자 제수호(류준열)의 첫사랑 한설희 역을 맡아 털털하면서도 당당한 매력을 발산했다.
 이청아는 시놉시스를 받았을 때부터 이 드라마는 수호가 자신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이야기이고 설희의 역할은 트라우마가 해소되는 시점까지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후반부에서 자신의 역할이 좀 줄어들어도 아쉽지 않았다. 이청아는 오히려 “설희의 사랑이 끝난 이후를 어떻게 풀어갈까 깊게 고민해주시는 작가님과 감독님이 정말 고마웠다”고 했다. 그래서 끝까지 역할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극 중 설희는 부유한 집안 배경 덕에 어릴 때 유학을 가서 해외에서 활동하는 인물이다. 영어식 발음이 섞인 듯한 설희의 말투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개리 최’를 ‘개리 초이’로 발음하는 식이다.
 이청아는 “사실 한국말을 그 정도로 잘하면 영어 단어도 한국식으로 발음하는 게 편하겠지만 그렇게 하면 설희의 캐릭터가 제대로 살기 어렵다고 생각했다”며 “처음부터 ‘나는 끝까지 ‘개리 초이’라고 할 거야’라고 마음먹었었다”고 전했다.
 수호의 첫사랑인 설희는 수호의 마음이 보늬(황정음)에게 가 있는 것을 알게 되지만 두 사람 사이를 훼방 놓기 보다는 행복을 빌어주는 쪽을 택한다. 독특한 발음은 밋밋할 수도 있는 인물에 개성을 부여하기 위한 방법이었다는 것.
 이번 드라마에서 화려한 패션으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그는 “옷이 날개고, 화장은 마법이더라”며 “예전에는 민낯으로도 잘 다녔고 그래도 많은 분이 실물이 낫다고 해주셨는데 이제 밖에 못 나가겠다”고 깔깔 웃었다.
 ‘운빨로맨스’ 직전에 촬영했던 ‘뱀파이어 탐정’에서 악한 뱀파이어 역을 맡을 때는 자신이 역할에 어울릴까 고민을 많이 했다는 이청아는 두 작품을 통해 큰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십 년을 넘게 해도 늘 어려워서 고민이 되지만 한편으로는 그렇기 때문에 아직도 이 일을 하는 것 같아요. 다음엔 또 새로운 느낌의 역할을 하고 싶어요. 예를 들면 전문직? 으하하하. 그리고 이번엔 사랑을 못 받아서 다음엔 꼭 짝이 있는 역할 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