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머무는 하늘도 푸르른가

2016-08-03     경북도민일보

   -이철우

 산들바람에 코스모스가
 서로 얼굴을 부벼대고
 부둥켜안은 고추잠자리
 한 쌍이 맴을 돈다
 
 단풍드는 숲에는
 여태 짝을 찾지 못한 매미가
 목이 다 쉬도록 울어대고 있다
 
 가을로 치닫는 파아란 하늘
 기다림조차 체념해버린
 빈 가슴 키질하여
 남루한 한숨 몰아쉬며
 바라보는 그곳에
 보고픈 그 사람 살결 같은
 하얀 구름 한 조각
 
 그대!
 이 가슴을 비수 같은
 그 손으로 쿡 찍어내어 보라
 성성한 그리움이
 시퍼렇게 묻어나리니
 그대 머무는 하늘도 푸르른가
 그대 서성이는 들녘에도
 가을이 오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