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물 스케치 3

2016-08-08     경북도민일보

   -수예 분자

 함지박 가득
 무더기로 꽃을 피운
 단내 물씬하여
 생의 관능 요동치는 투명한 여백
 맑은 고요 소중함 알게 하소서
 
 깊은 강물 힘겹게 건너와
 눈물 한 방울 없이
 뿌리 내리지 않았을
 넝쿨 속 저 달달한 열매처럼
 배려 가득한 삶이게 하소서
 
 정물 바닥 섬세히 펼쳐진
 정갈한 모시 올처럼
 때론
 눈물 행궈 낸
 마알간 기도처럼
 부디
 사람 냄새나는
 사람다운 사람으로 살게 하소서